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3200선을 내줬다.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물량이 집중된 탓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보다는 기업 이익 개선이라는 펀더멘털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21일 코스피지수는 1.52% 떨어진 3171.6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165.49까지 밀리기도 했다. 전날 종가 3220.70으로 사상 최고가를 썼다가 하루 만에 3200밑으로 내려왔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0.94% 떨어진 1022.22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가 집중됐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1조4288억원, 기관은 1조2823억원어치 팔았다. 개인이 이들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며 2조710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1조원 규모 이상 판 것은 지난 2월 26일(-2조8174억원) 이후 37거래일 만이다.
삼성전자(-1.55%), SK하이닉스(-4.33%), 네이버(-2.69%), LG화학(-3.25%)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줄줄이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 시총 30위 가운데 오른 곳은 SK(2.89%)뿐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셀트리온헬스케어(-4.15%), 펄어비스(-3.90%), 카카오게임즈(-2.78%) 등 시총 상위주 대부분이 떨어졌다. 이날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SK하이닉스(-2427억원), 삼성전자(-2406억원), 카카오(-1303억원), 기아(-945억원), 현대차(-657억원) 순이었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텔레콤(287억원)이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그동안 상승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일본에서의 코로나19 재확산, 미국의 백신 접종 속도 둔화 우려, 유럽 금리 상승 전망, 독일의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미국 금리 상승 전망 등이 악재로 해석됐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의 성장 기대가 더 높아지기 어려워지는 가운데 금리가 오르면 시장이 조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커지지 않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최고가를 쓴 지난 20일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9배다. 지난 1월 15배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부담스런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장화탁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장기적으로는 기업 이익 회복세라는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은 아니다”며 “상승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