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8K TV의 초고화질 비결은

입력 2021-04-20 18:04
수정 2021-04-20 18:06

삼성전자는 2018년께부터 초고화질 8K(해상도 7680X4320) TV 시장을 개척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홈 이코노미'가 보편화되면서 TV는 인터넷, 게임, 운동 등을 즐기는 가정 여가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화질은 과거보다 더 중요한 TV 선택의 기준이 됐다.

삼성전자 8K TV가 초고화질 제품으로 인정 받게 된 비결은 뭘까. 삼성전자는 시스템LSI사업부에서 개발한 반도체 3종이 초고화질 프리미엄 8K TV의 숨은 주역이라고 20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소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DTV SoC (디지털TV 시스템온칩), T-CON(Timing Controller), DDI(디스플레이구동칩) 등 반도체 3종이 고해상도 TV의 향상된 기능을 지원한다. 이 반도체들은 영상 데이터가 화면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TV의 두뇌'로 불리는 DTV SoC는 방송이나 인터넷으로부터 받은 디지털 압축 데이터를 풀어 방송 영상 데이터로 만든다. 화질·음성을 처리해 화면과 스피커로 전달한다. T-CON은 처리된 영상 데이터를 전달받아 다시 DDI로 보낸다. 다수의 DDI가 시차없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분배하고 시간에 맞춰 출력한다. 마지막으로 DDI가 수신한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경하면 사용자가 보는 화면에 표시된다.

TV 화질이 4K에서 8K로 진화하면서 DTV SoC 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시스템LSI사업부 개발자들은 8K 해상도 화면을 지원하는 동시에 전력을 낮추기 위한 기술 개발에 힘썼다. DTV SoC에 향상된 성능의 NPU(신경망처리장치)를 탑재했다. 인공지능(AI) 설계 기술을 통해 화질을 개선하고 고품질 음향을 처리하기 위해서다. 기존에 분리되어 있던 DTV SoC 와 업스케일링 IC를 하나의 칩으로 통합해 전력 효율성까지 잡았다. 삼성전자는 DTV SoC를 자사 8nm(나노미터, 1nm=10억분의1m) 공정에서 생산했다.

TV 화면 해상도가 커지고 전송해야 할 데이터 양이 늘면서 T-CON의 속도 향상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8K 120Hz T-CON, 최고 속도인 8Gbps 속도의 DDI를 개발했다. 삼성 개발팀은 급격하게 빨라지는 속도와 함께 발생하는 발열을 첨단공정을 통해 해결했다. 기존 8K 60Hz 의 칩 2개를 8K 120Hz의 칩 한 개로 통합했다.

기존 시스템은 DTV SoC와 8K 전용 업스케일링 IC, T-CON 2개까지 8K TV 구동에 필요한 반도체가 4개였다. 하지만 현재 반도체 수는 2개로 줄었다. TV 보드 설계가 용이해진 것이다. DTV SoC 개발을 담당한 성한수 삼성전자 프로는 "AI 학습을 강화하며 TV 성능이 좋아지지만 그만큼 반도체 설계가 복잡해지고 발열이 심해진다"며 "지나친 발열을 막기 위해 성능과 복잡도 사이에서 절충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DDI도 구동 회로 속도를 끌어올리고 8K TV에 적용되는 DDI 개수를 절반으로 줄였다. DDI 개발에 참여한 송용주 프로는 "구동 회로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어려운 숙제였다"며 "입출력 지연시간 감소를 위해 회로 구조와 레이아웃을 다양하게 변경한 끝에 고속 동작이 가능한 신규 구동 회로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