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수직으로 걸어둔 상태에서도 흐물거리지 않게 팽팽하게 펼쳐놓고 다림질할 수 있는 제품은 없을까….’
12년간 생활가전업계의 개발·생산 분야에 종사해온 이상훈 볼드전자 대표가 2017년 창업에 나선 건 이런 갈증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스팀다리미로는 다림질이 시원치 않아 번번이 불만을 느끼던 터였다.
이 대표는 그해 6월 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나섰다. 그가 눈여겨본 것은 ‘인장력’(면이 수직이 되도록 끌어당기는 힘)이었다. 실제 많은 소비자가 스팀다리미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옷을 벽 등에 걸어두고 하는데, 이때 인장력이 부족해 수평 상태로 다림질하는 효과에는 미치지 못한다.
볼드전자는 2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2019년 12월 첫 제품을 내놓았다. 35단계 간격으로 행거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해 옷을 최대한 평평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최적의 다림질 효과를 내는 ‘윙핏 스탠드형 스팀다리미’(사진)다.
이 대표는 “다림질이 잘 되기 위해서는 온도와 스팀, 압력이 중요한데 옷을 옷걸이에 걸어둔 채 스팀다리미를 사용하면 압력이 떨어져 옷이 잘 펴지지 않는다”며 “이에 옷을 걸어둔 상태에서도 짱짱한 면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행거 제작에 나섰다”고 했다.
윙핏 스탠드형 스팀다리미는 전용 행거와 스팀다리미로 구성된 세트 상품이다. 아이 옷부터 어른 옷까지 크기에 관계없이 모든 옷을 펼쳐주는 행거가 핵심이다. 4㎜ 단위로 미세조정이 가능하다. ‘수직 다리미질용 행거’라는 명칭으로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기존에 없던 형태의 옷걸이라는 점이 소비자의 이목을 끌며 제품은 첫해부터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에만 2억5000만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올 들어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연구개발(R&D) 과제로 ‘오토매틱 행거’를 개발 중이다. 무선 리모컨을 통해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행거다. 이 대표는 “제품 자체의 디자인에도 신경써 인테리어 소품으로서의 효과도 노릴 것”이라고 했다. 이 제품은 내년께 출시할 예정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