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위직에 있는 분 중에서 그 지위에 걸맞지 않은 처신이나 행동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들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와 기준이 높기 때문에 실망감도 크고 비난의 강도도 높은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런 현상은 그 개인의 도덕심이나 준법정신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어쩌면 우리 국민 전체의 시민의식이나 윤리의식을 함양시켜야 하는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을 통해 국민 전체가 높은 시민의식과 윤리의식을 갖게 된다면 사회도 건전할 것이며, 전문지식을 쌓고 힘든 수련과정을 거쳐 높은 지위에 오른 공직자들의 비리나 그릇된 행동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을 사회생활에 적합한 사회인으로 육성하는 데에는 학교에서의 교육 못지않게 가정교육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은 인성보다는 지식을 쌓는 데 치중돼 있고 그 목적이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은 극히 제한적이거나, 치열한 경쟁 환경 때문에 사회공동체 의식이나 공공심(公共心)은 오히려 낮아지는지도 모른다. ‘엘리트보다는 사람이 돼라’. 미국 교육부로부터 ‘동양계 미국인 가정교육 대상’을 받은 전혜성 박사의 자전적 수필집 제목이다. 6명의 자녀를 모두 높은 지위에 오르도록 훌륭하게 키운 그분의 가정교육 철학은 ‘재승덕(才勝德)’하지 말라는 것이다. 재주가 덕을 이기지 않도록 하라는 뜻이다.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그런 인성교육을 받은 전 박사의 자녀들은 모두 의사로, 대학교수로, 그리고 법률가로서 사회에 봉사하면서 추앙받고 있다.
도덕이나 인격적인 면을 중시한 칸트는 교육을 ‘인간을 인간답게 형성하는 작용’이라고 보았다. 한편 사회적 세계관을 가진 페스탈로치는 교육이 ‘민족이나 국가의 발전 또는 사회 개조의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여러 학자의 주장을 종합할 때 교육은 ‘인간 형성의 과정이며 사회 개조의 수단’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그런 관점에서 비도덕적인 행위가 많아지고 사회에 부정적인 문제가 많이 생긴다는 것은 결국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 역시 교육이 맡아야 한다. 그런데 새로운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출현하고 기업 간, 개인 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인재와 선한 사회인을 육성하는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큰 위기를 가져왔지만, 다른 한편 사회의 변화 속도가 줄어들었고 인류의 존재와 삶에 대해 근본부터 생각해 보는 성찰의 기회가 왔다. 지금이야말로 정부와 대학, 그리고 국민 모두가 교육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