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가총액이 50조원을 돌파한 가상화폐 도지코인에 대해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암호화폐 업체 캐슬벤처의 창업자인 닉 카터는 도지코인의 거품이 곧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닉 카터는 CNBC와 인터뷰에서 "도지코인은 전형적인 투기"라며 "도지코인에 투자한 개인들은 돈을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도지코인의 급등을 우려하고 있다. 투자 컨설팅업체 쿠나 뮤추얼의 스콧 냅 수석전략가는 "닷컴투자 시절의 거품이 생각난다"고 했다. 암호화폐 투자업체 갤럭시디지털홀딩스 최고경영자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게임스톱 사태가 연상된다"며 "내 친구가 도지코인에 투자하려 한다면 무척 걱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도지코인의 시가총액은 한때 520억달러(약 58조원)까지 치솟았다. 개당 0.4달러를 상회하는 신고가를 찍은 결과로, 현재는 0.36~0.3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도지코인이 24시간 만에 3배 뛰었다"며 "시장가치가 500억달러를 넘으면서 바클레이즈(시가총액 440억달러), 로이드(420억달러), 크레디 아그리콜(430억달러) 등 영국과 프랑스의 대형 투자은행 시총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도지코인이 급등한 데에는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 효과가 있었다. 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지원사격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머스크는 지난 15일 트위터에 "달을 향해 찾는 도지"라는 글과 함께 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 호안 미로의 작품 '달을 향해 짖는 개'의 이미지를 올렸다. '달'은 자본 시장에서 가격 급등을 뜻하는 은어다.
또 이날 작년 7월 공유했던 도지코인 '밈(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다시 게재했다. 해당 그림은 도지코인이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표준이 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희망을 재미있게 묘사했다.
도지코인의 급등은 머스크가 주도했지만, 지난 1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다. CNN 방송은 "머스크가 트윗을 올린 뒤 도지코인 가격이 100% 이상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도지코인의 1년 전 가격은 0.002달러, 시총은 2억5000만달러(2780억원)였다"며 "1년 만에 1만8000% 이상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만든 가상화폐다. 다시 인터넷 '밈(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으로 인기를 끌었던 일본 시바견을 화폐 마스코트로 채택, 화폐 명칭도 시바견 밈을 뜻하는 도지를 그대로 따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