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그룹이 한국 걸그룹인 척?…니쥬 '한국어 인사' 논란

입력 2021-04-16 10:29
수정 2021-04-16 10:31


일본 걸그룹 니쥬가 태국 팬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공개돼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2일 JYP 태국 공식 채널에 '니쥬가 태국 위드유에 보내는 메시지'(Message from NiziU to Thai WithU)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이 게제됐다. JYP엔터테인먼트 트레이닝 시스템을 거쳐 일본에서 데뷔한 일본 걸그룹 니쥬가 태국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인 것.

니쥬 멤버들은 "타이(태국) 위드유 여러분, 2021년 새해 새해복 많이 받으라"며 "타이 위드유 여러분을 만날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모든 말은 태국어와 한국어로 진행됐다.

영상이 공개된 후 "멤버 전원이 일본인이고, 일본에서 데뷔해, 일본에서만 활동 중인 일본 걸그룹이 태국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왜 한국어로 보내냐"는 의문을 자아냈다.

니쥬는 JYP엔터테인먼트와 소니뮤직과 손잡고 진행한 '니지프로젝트'로 데뷔한 걸그룹. 니지프로그램을 이끌고 니쥬의 프로듀서까지 담당했던 JYP 수장 박진영은 프로젝트 론칭 기자회견에서 "일본인 멤버로 구성된 트와이스로 보면 된다"면서 니쥬의 정체성을 일본 걸그룹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 박진영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내 일본어로 참가자들에게 조언을 하기도 했다.

작년 7, 8월 일본 8개 도시, 미국 하와이와 로스앤젤레스를 포함한 총 10개 지역에서 국적 불문 글로벌 오디션을 개최했고, 9월에 1만 명이 넘는 지원자를 받았고, 최종 멤버 선발전은 일본 지상파 니혼테레비(NTV)에서 방송됐다. 이를 통해 마코, 리쿠, 리마, 리오, 마야, 미이히, 마유카, 아야카, 니나(최종 순위 순) 총 9명의 멤버가 확정됐다.

일본에서 신드롬적인 인기를 모았던 트와이스의 일본 버전이라는 점에서 니쥬는 데뷔와 동시에 정상급 위치에 올랐다.

특히 니쥬 멤버 리마는 일본 전범 기업의 증손녀라고 알려져 국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리마는 일본 유명 래퍼 지브라(Zeebra)의 딸이자 '요코산업'을 이끈 고 요코이 히데키의 증손녀라는 것. 요코산업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순수물자를 납품해 얻은 수익으로 거상이 됐다는 주장이 온라인을 통해 나오면서 "전범 기업의 후손을 한국 엔터사가 데뷔시켜 준 거냐"는 반응도 나왔다.

이후 한 네티즌은 "전범의 직계 손녀인 멤버가 포함된 점을 욕설이나 비방 없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언급한 한 누리꾼을 상대로 해당 소속사는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를 진행했다"며 JYP엔터테인먼트에게 피소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와중에 니쥬가 해외 팬들에게 한국말 메시지를 전하면서 그 의도를 놓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일본에서는 J팝 걸그룹인척 하고, 해외에서는 K팝이 잘 팔리는 한국 걸그룹인척 하는 게 아니냐"는 날선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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