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외환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달 말까지 외국인에 지급되는 배당 규모가 약 10조원에 달해서다. 특히 가장 규모가 큰 삼성전자 배당금이 지급된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약세)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일시적인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직전일보다 1.0원 오른 1117.6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은 14일 9.3원 급락하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외국인에 지급되는 배당 이슈가 이달 말까지 지속되는 만큼 외환시장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통상 외국인들이 배당금을 자국으로 가져가면, 일시적으로 달러 수요가 늘어나게 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
외환시장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지난해까지 원·달러 환율은 2016년을 제외하고 모두 3월 말보다 4월 말에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2016년 ?1% △2017년 1.74% △ 2018년 0.42% △2019년 2.06% △2020년 0.07% 등이다.
특히 올해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로 배당을 지급하는 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은 더 커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배당과 관련해 이날 특별배당을 포함 총 13조1243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다. 삼성전자 보통주를 기준 외국인 보유 지분은 55%로 약 7조7400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삼성전자 뿐 아니라 이달 말까지 외국인 배당금 지급 이슈는 지속된다. 삼성선물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외국인에게 지급되는 배당금 규모는 10조698억원에 달한다.
이 선물사 전승지 연구원은 "외국인 배당 이슈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삼성전자 배당일이 원·달러 환율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다만 일시적으로 환율이 오른 후 상승 압력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이 오히려 배당금으로 국내 증시에 재투자할 가능성이 있는 점은 원·달러 환율 하단을 방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수출 호조 등 우리나라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강화되는 점은 주식시장으로 외국인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요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에 따른 원·달러 환율 급등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다만 최근에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환경에서 한국 기초체력 등이 강화,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는 만큼 원·달러 환율 하단은 견고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