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고승범·임지원 '매파'…서영경·주상영 '비둘기파'

입력 2021-04-16 17:43
수정 2021-04-17 01:00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7인 중 5인의 성향을 매파(통화긴축 선호)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한 외국계 투자은행(IB) 보고서가 주목받고 있다.

JP모간은 16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조윤제·고승범·임지원 위원을 매파, 서영경·주상영 위원을 비둘기파로 분류했다. 고·임 위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전 금통위에서 매파 성향 소수의견을 밝힌 점 등이 이 같은 추정의 근거가 됐다. 지난해 합류한 조·서·주 위원은 지난해 5월부터 올 2월까지 열린 금통위에서의 의사록이 분류의 근거가 됐다.

JP모간은 지난 2월 25일 금통위 의사록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 등 금융안정을 위협할 잠재적 요인이 누적되고 있다”며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 지금보다 금융안정에 더 무게를 둔 통화정책 운영을 검토해야 한다”고 발언한 위원을 조윤제 위원으로 지목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이 금융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만큼 조 위원이 매파 성향이 짙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IB업계에서는 올해 1월, 2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거시건전성 정책’ 등의 단어를 언급한 인물을 서영경 위원이라고 봤다. 서 위원으로 추정되는 금통위원은 1월 의사록에서 “통화정책은 실물경제의 회복에 초점을 두고 한동안 완화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며 “민간부채 증가 속도를 완화하기 위해 거시건전성 정책 등의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금융당국 규제로 가계대출을 억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만큼 비둘기파라는 분석이 나왔다.

주상영 위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1월 의사록에서 “앞으로 급속하게 전개될 인구구조 변화로 주택 수요의 밑바탕인 가구수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안정이 심각한 수위에 도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 점을 볼 때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하는 비둘기파로 분류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분류에서 빠진 이주열 한은 총재 그리고 이 총재와 뜻을 같이하는 이승헌 한은 부총재가 결국 금통위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