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0만원까지 간다"…효성티앤씨 강세 이유는

입력 2021-04-16 15:46
수정 2021-04-16 15:52

스판덱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효성티앤씨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레깅스 등에 쓰이는 기능성 섬유 스판덱스 수요가 폭발하면서 선제적으로 생산시설을 증설한 효성티앤씨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의류업계 수요를 빨아들일 것으로 예상돼서다. 증권가에서는 효성티앤씨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7.5%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효성티앤씨는 70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1일 종가 55만8000원에서 25.4% 상승한 수준이다. 이 회사가 주력으로 하는 스판덱스의 수요가 중국을 중심으로 폭발하는데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스판덱스는 폴리에스테르, 면 등 섬유 소재에 섞어 착용감과 강도 등을 높여주는 소재다. 레깅스, 요가복 등 운동복부터 속옷, 수영복은 물론 일반 정장까지 폭넓게 쓰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수요가 폭발한 마스크 줄에도 일부 사용된다. 코로나19가 확산해도, 잠잠해져도 수요가 끊이지 않는 셈이다.

글로벌 조사전문기관 비즈니스 와이어에 따르면 글로벌 스판덱스 수요는 연 6~7%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일반 의류 섬유의 성장률이 2~3%라는 점을 고려하면 폭발적 성장세다.

효성티앤씨는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의 약 30%를 점유하고 있다. 선제적 생산시설 신증설로 '초격차'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의 2인자는 중국 후아폰케미칼이다. 점유율 20%로 효성티앤씨를 맹추격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관련 설비 신증설이 차질을 빚었다. 반면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터키 공장에 약 600억원을 투자해 올해 7월까지 연 1만5000t 규모의 생산공장을 증설하기로 하는 등 선제적 투자를 해왔다. 최근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중국, 미국, 유럽 등 해외 패션 시장의 스판덱스 수요가 고스란히 효성티앤씨의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판덱스의 수요가 급증하는데 예정돼있던 증설 물량마저 지연되면서 중국 스판덱스 가격은 작년 4분기 평균 t당 약 3만7000위안에서 올해 1분기 평균 t당 약 5만3000위안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대부분의 의류 공장이 모여 있기 때문에 중국은 전 세계 스판덱스 수요의 절반 이상을 담당한다.

2분기에는 원료 가격 하락도 예상된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효성티앤씨의 목표주가를 100만원으로 제시하면서 "올해 1분기 효성티앤씨의 섬유부문 영업이익은 210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1.7% 증가할 전망"이라며 "기온이 올라가면 스판덱스 기초 원료를 추출하는 석탄 가격이 떨어지므로 2분기 원료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폐페트병으로 원사를 뽑아 만드는 친환경 섬유 '리젠'도 관련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욱 연구원은 "친환경 제품 판매량 확대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키움증권은 효성티앤씨의 매출이 지난해 5조1616억원에서 올해 6조3844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666억원에서 올해 8954억원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7.5% 증가한 2257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1795억원)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