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개발하면 노벨상감…"퀀텀스케이프, 공매도 투자자 공격에 폭락

입력 2021-04-16 20:51
수정 2021-04-16 22:09


전고체 배터리 개발 업체인 퀀텀스케이프(QS)의 주가가 15일(현지시간) 폭락했다. 공매도 전문 투자자인 스콜피온 캐피털에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한 사기'에 불과하다고 공격한 탓이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퀀텀스케이스의 주가는 전날보다 12.20%(4.98달러) 폭락한 35.85달러로 마감됐다.

스콜피온 캐피털은 홈페이지를 통해 '퀀텀스케이프 : 실리콘밸리 유명인의 주가조작 SPAC 사기, 테라노스를 아마추어처럼 보이게할 정도'(A Pump and Dump SPAC Scam By Silicon Valley Celebrities, That Makes Theranos Look Like Amateurs)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테라노스는 혈액 한 방울로 온갖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다 몰락한 바이오벤처로 실리콘밸리 사상 최대 사기극으로 꼽힌다. 한 때 시가총액이 90억 달러에 달했으나 거짓으로 드러나 파산했다.



스콜피온 캐피탈은 보고서에서 "퀀텀스케이프의 전직 연구개발 직원 9명, 전고체 배터리 전문가 4명, 폭스바겐 전기차 배터리 작업에 참여한 직원 2명을 포함해 15건의 심층 조사 인터뷰를 한 결과 퀀텀스케이프가 최근에 드러난 다른 SPAC 및 전기차 사기와 다르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을 갖출 수 있어 많은 기업들이 개발중인 차세대 배터리다.

보고서는 폭스바겐 직원들이 내부적으로 퀀텀스케이프의 주장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고 주장했다. 한 폭스바겐의 배터리 관련 고위 관계자는 "우리 엔지니어와 전문가들이 제기한 주요 이슈는 (퀀텀스페이스) 자료의 신뢰성과 투명성 부족, 극한의 온도와 같은 특정 상황에서의 문제 등"이라고 말했다. 또 퀀텀스케이프의 전 직원은 "우리가 시도했던 어떤 것도 효과가 없었다고는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전고체 배터리를 실제로 만들려면 기본적으로 노벨상을 탈만한 성과를 내야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스콜피온측은 퀀텀스케이프가 발표한 핵심 개발성과는 모두 사실을 오도했거나 과장되어 있고 일부는 속임수라고 주장했다. 또 실제 개발성과가 진짜라고 해도 실제 양산가능성과 생산비용은 연구소를 벗어나서 이뤄질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퀀텀스케이프는 폭스바겐, 빌 게이츠 등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았으며 작년 9월 SPAC 합병을 통해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작년 12월 주가가 132.73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대해 퀀텀스케이프측은 "우리는 전류 밀도와 온도, 수명, 음극 두께, 전지 면적 등에서 경쟁사보다 훨씬 더 투명한 자료를 제공해왔다"며 "스콜피온측 행동은 주식을 공매도한 뒤 부정적 보고서를 발표해 돈을 버는 전형적 패턴"이라고 반박했다. 퀀텀스케이프는 이달 초 폭스바겐이 1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했다고 발표했었다.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도 최근 공매도 투자자인 힌덴버그 리서치가 '사기 의혹' 보고서를 내놓아 주가가 폭락한 바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