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하노버메세 2021)’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신(新)제조업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세 가지 혁신 메시지가 제시됐다.
지난 12일부터 온라인으로 열리고 있는 하노버메세 전시회를 참관한 하노버메세2021 한경 자문위원단은 “10년 전 인더스트리 4.0(제조분야 4차 산업혁명)의 태생지인 하노버에서 이번에 글로벌 시장에 던진 새로운 메시지는 자주성, 상호운용성, 지속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미래 방향성으로 요약된다”고 입을 모았다. 주영섭 자문위원장(한국디지털혁신협회 회장)은 “글로벌 제조업계는 이 같은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자주성’이란 디지털 비즈니스에서 데이터가 스스로 보호되고,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문위원들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언급한 데이터 생태계 프로젝트(가이아X)도 유럽 기업들이 데이터 수집부터 저장, 분석까지 ‘데이터 주권’을 갖고 스마트 제조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자주성을 실현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강조된 건 ‘상호운용성’이다. 네트워킹을 통해 서로 다른 기기와 제조업체 간 협력 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뜻한다. 다품종 대량생산을 위해선 제조업체 간 데이터 교환을 위한 표준화된 모델이 필요하다.
하노버메세에선 제품·기기·설비 등 모든 자산을 디지털 형태로 제공하는 표준화된 데이터 모델로 ‘자산관리체계(AAS)’가 중점 논의됐다. AAS로 모든 사물을 데이터 표준화한 뒤 ‘디지털 트윈(실제 사물을 가상공간에서 구현)’을 구축해 공장을 구현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준영 자문위원(보쉬렉스로스 사업부장)은 “AAS 모델이 구축되면 가상공간에서 여러 공장이 협력하거나 제품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가능하다”며 “독일의 지멘스 암베르크 공장에서 이미 AAS를 활용해 설비자동제어장치(PLC) 등을 제조한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성’은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측면에서 우리 삶에 도움이 되도록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구글은 자사 데이터센터 운영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에너지를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낮추는 탄소중립의 방법을 이번 전시회에서 소개했다. 데이터센터의 쿨링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전기를 아끼기 위해 AI가 센서 및 공조시스템의 데이터를 학습하는 것이다. 윤성호 자문위원(마키나락스 대표)은 “AI 학습을 통해 특정 시점의 전력 사용 효율성을 예측하고 냉방 가동을 조절하는 등의 방식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김진원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