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형 거리두기' 윤곽…유흥주점, CCTV 2주 이상 보관해야

입력 2021-04-14 17:35
수정 2021-04-15 01:03
서울시내 유흥주점은 앞으로 매장 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2주간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종업원 등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인근 가게의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살피는 것도 의무화된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엔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영업시간 조정 방안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들이 지켜야 할 추가 방역수칙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헌팅포차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5시~밤 12시로 확대하는 대신 지금보다 더 엄격한 방역수칙을 적용하는 식이다.

서울시는 업주들이 지켜야 할 추가 방역수칙으로 크게 세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 첫 번째는 CCTV 영상을 2주 이상 보관하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CCTV를 하루만 보관하고 폐기하는 곳이 많아 확진자 발생 시 감염경로를 추적하는 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유흥주점업계는 업주와 종업원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동종업계 종사자들이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점포를 자율적으로 지도하는 ‘자율지도’도 계획 중이다. 최원봉 유흥음식업중앙회 사무총장대행은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될 수 있다면 추가 방역수칙을 어기는 일이 없도록 업계 차원에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주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 마련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완성한 매뉴얼을 놓고 다음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과 협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신속진단키트 관련 자문단 회의를 열었다. 오 시장은 지난 9일 “자가진단키트 도입과 거리두기 개편을 동시에 시행하면 상승효과(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13일 신규 확진자 수는 731명이다. 1월 6일(869명) 이후 97일 만에 최대다. 전국적으로 산발적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데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숨은 감염자’ 비율도 30% 가까이 됐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다중이용시설 운영시간 제한 강화는 물론 거리두기 단계 상향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지은/이선아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