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초등교과서 검정체제 전환…출판계 年 500억 신규 시장 '각축전'

입력 2021-04-14 17:14
수정 2021-04-14 23:47
내년부터 3학년 이상 초등학교 고학년의 사회, 수학, 과학 교과서가 현행 국정교과서 체제에서 검정체제로 단계적으로 전환됨에 따라 출판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현재 연간 4700억원대인 교과서 시장이 10% 넘게 커질 것으로 전망돼서다. 참고서와 교과서 디지털화에 따른 추가 수익 확대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14일 교육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초등학교 3~4학년의 경우 2022년부터, 5~6학년은 2023년부터 사회, 수학, 과학 교과서가 검정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기존 음악, 미술, 체육 등에 이어 검정교과서 도입 과목이 대폭 확대되는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현행 국정교과서 체제가 유지되지만 고학년용은 교육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검정 교과서로 바뀐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학기별 수학, 사회, 과학 교과서와 수학익힘, 실험관찰, 사회과부도 등 31종류의 교과서가 검정교과서로 전환된다. 교사 지도서를 포함하면 총 65종류의 책을 새로 선보이게 된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검정교과서 시장이 창출되면서 주요 교과서 전문 출판사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동아출판, 천재교과서, 지학사, 비상교육, 미래앤 등 10여 개 업체가 지난해 신규 교과서 개발을 마치고 현재 교육부로부터 검정 심사를 받고 있다.

올 8월까지 시행되는 검정심사를 통과하면 내년 3월부터 새 교과서를 사용하게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검정심사가 진행 중이며 (1차 심사에서 탈락한) 일부 업체의 이의 신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700억원 규모였던 초·중·고 교과서 시장에서 검인정 교과서는 전체의 74%가량을 차지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사회, 수학, 과학 교과서 검정체제가 자리잡으면 전체 시장 규모는 최소 5200억원대로 커지고, 검인정 교과서 비율은 87%로 높아질 전망이다.

새 교과서 적용 대상인 2013~2016년 출생자가 연간 40만 명대에 이르고, 학생당 평균 10종의 교과서를 구입하는 점을 고려하면 학년당 연간 매출이 16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3~6학년 교과서가 모두 검정으로 전환되면 최소 연간 500억원대 이상 규모의 시장이 새로 생기는 셈이다.

여기에 권당 2600원가량인 국정교과서에 비해 검정교과서는 가격이 4000~5000원대로 높아질 수 있어 출판사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교과서 매출 외 현재 6000억원대인 참고서 시장의 확대,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따른 연관 산업의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

출판사들은 교과서 분야가 신규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아출판은 초등학교 교과서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 교과서와 참고서 매출을 1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천재교과서 관계자는 “심사 통과 후 각 학교의 채택까지 변수가 많다”면서도 “업계에선 검인정 교과서 확대로 관련 시장이 커질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