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日 수산물 수입규제 해제 물건너가…韓에 정보제공해야"

입력 2021-04-14 08:47
수정 2021-04-14 08:56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현장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해양방류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과 중국 등 15개 나라와 지역이 유지하고 있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를 해제하기 더욱 어려워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진단했다. 앞으로 30년에 걸쳐 오염수를 처리해야 하는 만큼 지금이라도 한국 등 주변국에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고 이해를 얻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신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더라도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의 연간 방류량은 22조베크렐(㏃?방사성 물질의 초당 붕괴 횟수 단위)로 관리하기 때문에 한국 월성원전(연간 23조베크렐)이나 프랑스 재처리공장(연간 1경3700조베크렐)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런데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외의 반발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일본 정부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현재 일본 전역 또는 일부 지역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나라와 지역은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등 6곳이다. 대부분 일본에 후쿠시마 원전과 관련해 적극적인 정보제공을 요구해 온 나라들이다.

유럽연합(EU)과 러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9개 나라 및 지역은 방사성 수치 검사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

후쿠시마 제1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의 대응도 국내외의 불신을 높이고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에 대한 평판피해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원전 사고 직후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가 후쿠시마 앞바다로 흘러들어간 사례가 잇따랐고 저장탱크에 보관했던 오염수가 누출되는 사고도 있었다. 그런데도 도쿄전력은 2013년 오염수 누출 사실을 1개월 늦게 공표해 한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는 단초를 제공했다.

2018년에는 처리가 완료된 오염수에서 삼중수소 이외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사실이 밝혀져 재처리해야 했다. 지난해에도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지진계 고장, 니가타현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의 테러대책 미비 등 불상사가 잇따랐다.

세키야 나오야 도쿄대 부교수는 "일본 정부가 사고 이후 과학적인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고 문제를 방치했기 때문에 한국 및 중국과 관계가 정치문제화했다"며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를 유지하는 한국, 중국, 대만 등 인접국들에 정보제공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외의 반대성명이 잇따를수록 일본산 농수산물에 대한 평판피해가 커진다"며 "다시 한 번 후쿠시마 원전 상황과 후쿠시마현 내의 방사선량, 동일본 전체의 농작물 현황에 대해 해외의 이해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후쿠시마 원전 처리비용도 도쿄전력과 대주주인 일본 정부를 고민스럽게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6년 후쿠시마 원전 처리에 21조5000억엔(약 221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2013년 추산치보다 두 배가 늘었다. 원자로를 폐기하는데 8조엔, 피해배상에만 7조9000억엔이 들어간다.

2016년 추산치에는 앞으로 30년간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는데 필요한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전날 오염수의 해양방류를 결정하면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평판피해를 전액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원전 처리비용과 배상금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진단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