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소속 강남구청장 "재건축 규제 풀어야"

입력 2021-04-13 17:49
수정 2021-04-14 02:02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간 주도 재개발·재건축 등을 통한 주택공급을 강조하면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 측 기초자치단체장이 오 시장의 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순균 강남구청장(사진)은 13일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강남 집값은 재건축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다”며 “강남구청장으로서 볼 때 오 시장의 규제 완화 방침은 일단 옳은 방향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특히 오 시장이 추진하는 35층 층수 제한 해제와 재건축 등을 통한 빠른 주택공급에 공감했다. 정 구청장은 “압구정과 은마아파트는 지은 지 40년이 넘어 수도꼭지에서 녹물이 나오고, 물이 새는 등 주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집값 억제도 좋지만 주민의 주거복지 해결을 위해서라도 재건축을 서둘러야 하고, 아파트 층고를 35층 이하로 못 박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지적하는 아파트 가격 상승 우려에 대해 정 구청장은 “과도한 개발이익이 문제기 때문에 일정 부분 개발이익은 보장해주되 나머지 수익은 공공이 환수해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이나 강북 발전을 위해 쓴다면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공공주도 개발을 추진하는 정부 정책과 대립한다는 지적에 “주택공급은 공공개발도 해야 하지만 민간개발을 통한 공급도 필요하다”며 “강남구민은 민간개발 방식을 선호한다”고 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가 지은 아파트들은 민간업자가 지은 아파트만큼 질적으로 따라주지 못하지 않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정 구청장은 강남 집값을 인위적으로 잡기는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강남 집값은 정부의 거듭된 억제 정책에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온 게 현실”이라며 “강남은 집중도가 갈수록 더 심해져 주택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고, 이를 토대로 부동산 정책이나 집값 안정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