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목재 가공업체 동화기업이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본격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전해액 사업을 맡고 있는 자회사의 실적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동화기업 주가도 주목받고 있다.
13일 동화기업은 4.71% 오른 6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2일(5만500원)보다 23.3% 올랐다.
동화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246억원으로 증권계 실적 전망치(181억원)를 36%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 본업인 목재 판매가격이 상승하고, 출하량도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목재 사업부문이 아니라 전해액을 제조하는 자회사 동화일렉트로라이트다. 동화기업은 2019년 파낙스이텍을 인수하며 전해액 사업을 시작했다. 전해액은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과 함께 2차전지 4대 핵심 소재로 꼽힌다.
전해액의 주 원료인 육불화인산리튬(LiPF6)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 2분기까지 동화일렉트로라이트의 수익성은 좋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동화일렉트로라이트가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3분기 이후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르면 3분기부터 삼성SDI가 차세대 배터리 ‘젠5’를 양산하기 시작하면서 동화일렉트로라이트의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023년부터 가동하는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2공장에 전해액을 납품하기 위해 현지에 공장을 증설할 계획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동화기업의 2021년은 엘앤에프의 2020년과 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차전지용 양극재를 생산해 LG화학, 삼성SDI 등에 납품하는 엘앤에프의 주가는 올해 급등했다.
주 연구원은 “현재 1조2000억원 규모인 시가총액에는 전해액 사업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며 “당장 전해액 부문 실적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동화기업은 내년과 2023년 실적을 결정지을 중요한 밑거름을 다지고 있다”고 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