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 집값 90%까지 대출"…'당권 도전' 송영길 파격주장

입력 2021-04-13 11:21
수정 2021-04-13 11:25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초로 자기 집을 갖는 무주택자에게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90%로 확 풀어서 바로 집을 살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13일 주장했다. 송 의원은 다음달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선거에서 유력 주자로 꼽힌다.

송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집을 갖고자 하는 젊은이에게 LTV·DTI를 40%, 60% 제한해 버리면 돈이 없는 사람은 집을 살 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민주당과 정부는 4·7 재·보궐선거를 전후로 청년 등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LTV 규제를 10%포인트 가량 완화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현재 서울 등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 주택에는 40%가 적용된다.

송 의원 주장은 당정이 검토해온 대출규제 완화안 보다 훨씬 강도가 세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정부가 그동안 집값을 잡기 위해 유지해 온 대출규제 기조를 완전히 뒤엎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송 의원은 “(지금 정부 정책은) 현금 가진 사람만 집을 사라는 거 아니냐”며 “무주택자 자격이라는 것이 결과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강조했다.

선거 결과에 대해 송 의원은 “24번에 걸친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상승해 20대, 30대가 집을 못 구해서 다 쫓겨났다”며 “집 있는 사람들은 공시지가가 올라 세금이 늘어나는 등 불만이 쏟아져 나오면서 무능한 개혁에 대한 평가가 컸다”고 진단했다.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해 ‘임대차 3법’ 시행을 앞두고 임대료를 올린 사실이 드러난 점을 언급하면서는 “‘무능한 부동산 개혁 플러스(+) 위선’이 결정적 패인이 됐다”고 짚었다.

2030세대의 민심이반과 관련해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송 의원은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사태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며 특히 20대 남성들이 상당히 좌절해 저희들에 등을 돌렸다”며 “제가 1995년생 아들, 1991년생 딸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의견이 부딪힐 때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아이들을 윽박지르고 경험치가 낮다 하면 안 된다”며 “우리가 ‘꼰대 정치’가 안 되려면 그들의 아픔과 공감하고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0대의 낮은 지지율에 대해 “상대적으로 역사적 경험치가 낮아서 그렇다”고 말한 걸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간 이른바 ‘추·윤 대립’에 대해 송 의원은 “우리가 임명한 검찰총장이고 우리가 임명한 법무부장관인데 왜 그거를 잘 관리를 못하고 정리를 못 했느냐에 대한 비판이 크다고 본다”며 “징계를 하든지 안 하면 말든지 타협을 하든지 그런 것을 왜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다음달 전당대회에서 현재 10%에 불과한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공정성 시비’를 이유로 선을 그었다. 송 의원은 “전당대회를 지금 며칠 앞두고 반영률을 바꾸면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며 “대부분 (전당대회) 결론을 보면 당심과 민심이 거의 수렴해 갔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