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관할 공공병원 소속 의사들의 연봉을 최고 40% 인상한다. 채용 방식도 의료기관별 수시채용에서 연 2회 일괄 정기채용으로 전환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공병원 의사 채용 방식과 처우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공의료 강화를 주문한 데 따른 변화다.
서울시는 공공병원 의사 정기채용을 상반기에 사상 처음으로 시행해 총 26명을 뽑는다고 12일 발표했다. 서울시 인재개발원이 시립병원·보건소 등에 대한 수요조사를 거쳐 일괄채용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이번 채용을 시작으로 앞으로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정기채용을 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각 의료기관에서 결원이 발생하면 수시채용하는 방식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응시자들이 채용 일정을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올해 신규채용부터 공공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의 연봉은 최고 40% 인상한다. 지금보다 연 600만~5500만원씩 인상하는 수준이다. 진료과목에 상관없이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하던 연봉도 진료과목별·경력별로 차등 적용한다. 전문의 연봉은 진료과목에 따라 1억1000만~1억4500만원, 일반의 연봉은 7700만~1억200만원이 적용될 예정이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국장은 “공공의료 현장은 만성적인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며 “우수 인력을 유치하는 데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취임 이틀째인 지난 9일 ‘코로나19 종합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공공의사 채용 방식과 처우를 개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관할하는 서남병원과 서북병원 모두 의사 정원을 다 못 채우는 가장 큰 원인이 처우에 있다고 들었다”며 “아낄 게 따로 있지, 시민건강을 챙기는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상반기 채용 대상은 서북병원·어린이병원·은평병원·강북구보건소 등 9개 기관 11개 분야 공공의사 26명이다. 전문의 17명, 일반의 8명, 한의사 1명 등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