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들리는 무선이어폰·건강 지킴이 스마트워치…웨어러블 기기 인기

입력 2021-04-12 15:04
수정 2021-04-12 15:06

스마트폰의 액세서리 정도로만 여겨졌던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8년 324억달러였던 웨어러블 시장 규모는 2019년 462억달러, 작년엔 690억달러로 성장했다. 올해는 815억달러(약 9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3년 새 2.5배로 확대돼 어느덧 100조원을 바라보는 시장이 된 것이다.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대세가 된 무선이어폰최근 웨어러블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건 무선이어폰이다. 무선이어폰을 포함한 귀 착용품 시장 규모는 2018년 68억달러에서 작년 327억달러로 다섯 배 가까이 커졌다. 작년엔 스마트워치(218억달러)를 처음 넘어서기도 했다.


애플이 2016년 이어폰 단자와 선이 없는 에어팟을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해도 “콩나물 같다” “선이 없어 잃어버릴 것 같다” 등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 사이에선 유선이어폰을 쓰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무선이어폰의 시대가 됐다.

무선이어폰 개척자 애플은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의 무선이어폰 시장 점유율은 31%에 이른다. 샤오미(12%), 삼성전자(7%)를 크게 따돌렸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도 무선이어폰 투자를 확대하면서 경쟁력이 많이 올라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가 올 1월 내놓은 ‘갤럭시 버즈 프로’는 음질이나 소음 제거 기능 등은 에어팟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향상됐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보석을 연상케 하는 영롱한 색감도 장점이다.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특별 기획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7일 ‘갤럭시 버즈 위드 아디다스 오리지널 스페셜 팩’을 내놓았다. 아디다스 특유의 ‘삼선 디자인’과 로고 등을 이어폰과 접목했다. 청년이 ‘착한 소비’를 선호하는 점을 감안해 폐플라스틱 재생 성분이 20% 포함된 PMC 소재를 사용해 설계했다.

2019년 에어팟2 출시 이후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던 애플도 올 하반기 에어팟3를 출시할 예정이다. ‘레드미 에어닷’ 등이 인기인 샤오미는 2만원대의 저가 전략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스마트워치 혈당 측정 기능은 언제지난해 무선이어폰에 웨어러블 시장 1위를 내주긴 했지만 스마트워치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헬스케어 기기로서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 최근 출시된 웬만한 스마트워치는 심전도, 심박수, 혈압, 스트레스지수 등을 측정하는 기능이 들어 있다.

제조사별로는 화웨이의 성장세가 매섭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의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2019년 870만 대에서 작년 1110만 대로 26% 증가했다. 삼성전자(910만 대)를 제치고 세계 2위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워치핏, GT2프로, 워치핏엘레강트 등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았다. 워치핏은 약 14만원이란 낮은 가격, 워치핏엘레강트는 그보다 2만원 정도 비싸면서 고급스러운 디자인, GT2프로는 36만원 정도 가격에 티타늄 소재와 풍부한 건강관리 기능 등이 장점이다. 가장 비싼 GT2프로도 가격이 40만~100만원인 애플, 삼성전자 스마트워치보다 저렴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워치 고급화를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 양사 모두 2~3분기 안에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누가 혈당 측정 기능을 먼저 구현할 것인지가 특히 관심사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