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나타난 수많은 변화 중 하나는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개인투자자, 이른바 ‘동학개미’ 덕분에 주가지수는 작년 큰 폭의 반등을 나타낼 수 있었다. 이 같은 개인투자자 중심의 주식 투자 열풍은 비단 한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한국 증시를 이끈 주체가 ‘동학개미’라면, 미국에는 ‘로빈후더’가 있으며 중국에는 ‘청년부추’가 있다. 청년부추는 매번 기관에 당하면서도 다시 투자에 뛰어드는 모습이 매번 잘라내도 다시 자라나는 부추를 닮았다는 데서 유래한 명칭이다. 그런데 작년 중국 증시 상승을 청년부추가 주도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이들이 항상 기관에 당하기만 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작년 동학개미의 주식거래 활성화로 국내 증권사의 매출과 실적이 크게 좋아진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 청년부추의 주식 투자에 힘입어 중국 증시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루평균 거래대금 2019년 5220억위안→2020년 8520억위안)했으며 증권사들의 실적도 개선됐다. 그중 대표적인 회사가 ‘중국의 로빈후드’로 불리는 둥팡차이푸(東方財富)다.
둥팡차이푸는 중국의 대표적인 시장·금융정보 데이터 플랫폼으로 자회사인 온라인 증권사 둥팡차이푸증권은 다른 증권사보다 저렴한 주식거래 수수료를 바탕으로 청년부추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둥팡차이푸의 작년 순이익은 48억위안(약 8200억원)으로 2019년보다 161%나 증가했다. 온라인 증권사 중 유일하게 뮤추얼펀드 판매가 가능한 둥팡차이푸증권을 통해 작년 상반기 거래된 뮤추얼펀드는 약 5860억위안 규모로 중국 공상은행(ICBC)의 뮤추얼펀드 거래액을 넘어섰다.
둥팡차이푸의 강점은 고객이 창출하는 강력한 트래픽에 있다. 월간 활성화 사용자수(MAU)는 1400만 명에 이르며, 청년부추는 둥팡차이푸가 제공하는 다양한 투자 정보와 금융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둥팡차이푸의 ‘구바’라는 커뮤니티에서 사용자들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공유하고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이어갈 수 있다. 여기에서 공유된 종목이 바로 투자로 이어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주식거래와 투자정보, 커뮤니티가 서로 연계되는 둥팡차이푸는 강력한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중국 증시에서 청년부추의 영향력이 지속된다면, 둥팡차이푸도 금융 플랫폼으로서 장기간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