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퍼터 땅에 '퍽'…김시우, 유리알 그린서 우드로 퍼팅하고도 공동 6위

입력 2021-04-10 09:00
수정 2021-04-10 09:02

홧김에 퍼터를 내리쳐 망가뜨린 김시우(26)가 4개 홀에서 3번 우드로 퍼팅하고도 공동 6위에 올랐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제85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2라운드에서다.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를 적어내 공동 6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7언더파 단독 선두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3타 차다.

김시우는 13번홀(파5)에서 3.5m 이글 퍼트를 놓쳤고 14번홀(파4)에선 1.5m 짧은 파 퍼트를 놓쳤다. 15번홀(파5)에선 칩샷이 프린지까지 굴러갔다. 퍼팅 차례를 기다리던 그는 결국 분을 참지 못했고 퍼터에 화풀이 했다.

퍼터가 휘어져 쓰지 못하게 되자 김시우는 결국 그린 위에서 3번 우드를 꺼내들었다. 골프에서 플레이어는 경기 중 고의로 성능을 변화시킨 클럽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기 때문이다.

김시우는 3번 우드로 퍼팅하고도 15~18번홀을 모두 파로 막았다. 몇 차례 버디 찬스를 맞이했으나 3번 우드로 버디까진 잡아내지 못했다. 김시우는 "14, 15번홀에서 칩샷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아 실망스로웠다"며 "남은 홀에서 모두 짧은 퍼트만 남아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해프닝에도 김시우는 자신의 대회 최고 성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7년부터 5년 연속 마스터스에 개근 중인 김시우의 최고 성적은 2019년 기록한 공동 21위다.

이날 2라운드에선 빅네임들이 대거 탈락했다. 전년도 우승자이자 세계랭킹 1위인 더스틴 존슨(미국)은 이날 3타를 잃어 합계 5오버파를 쳤다. 커트 통과 기준인 3오버파에 2타가 모자라 짐을 쌌다. 지난해 아시아 선수 최초로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임성재(23)도 합계 13오버파에 그쳤다. 6오버파를 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