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영향으로 부동산 규제완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서울의 아파트 시장 전반의 안정세는 점차 강화되는 분위기다. 아파트 매수심리가 4개월여 만에 진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5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96.1로, 지난주(101.0)보다 4.9포인트 내려가며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이 지수가 기준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작년 11월 넷째 주(99.8) 이후 처음이다. 이는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지난 한 해 등락을 거듭하다가 작년 11월 마지막 주 100.2로 100을 넘긴 뒤 지난주까지 18주 연속 100을 웃돌았다. 2월 2주 111.9를 기록하며 작년 7월 이후 최고로 올랐던 이 지수는 정부의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후인 2월 3주 110.6으로 내린 것을 시작으로 8주 연속 하락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2·4 대책 발표 후 서울 인근에 공급이 충분히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면서 30대를 중심으로 번지던 '패닉 바잉'(공황구매)이 잦아들었고, 금리 인상 움직임에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 인상 우려까지 더해지며 매수심리가 잦아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 강남권(한강 이남 11개구)은 18주 만에 100 아래로 내려가며 매수 심리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 매매수급 지수가 97.2다. 강북권(한강 이북 14개 구)은 이번 주 95.0으로, 지난주(99.4)에 이어 2주째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수도권 전체적으로 봐도 서울과 비슷한 추세이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이번 주 108.4로 2월 2주(118.8) 이후 8주 연속 하락했다. 공급 우위 분위기는 약해지고 있지만, 지수 자체는 여전히 110에 육박한다. 경기도는 지난주 118.7에서 이번 주 115.1로 내려갔지만, 인천은 110.7에서 112.0으로 지난주보다 소폭 올랐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