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집값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규제 완화 기대로 매수세가 붙으면서 서초구와 송파구가 상승폭을 키웠다.
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첫째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5일 조사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송파구였다.
송파구는 전주 대비 0.1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0.09%) 대비 상승폭이 0.01%포인트 확대됐다. 서초구도 지난주 0.07%에서 0.08%로 상승폭이 커졌다. 강남구(0.08%)는 전주와 동일한 상승률을 유지해 서울 전체 평균 상승률(0.05%)을 웃돌았다. 부동산원은 “송파구는 방이동 재건축과 문정동·신천동 역세권 단지 위주로, 강남구는 압구정동과 개포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새 서울시장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35층 층수 제한을 비롯해 민간 재건축과 관련한 각종 규제를 풀어주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실제로 최근 서울 재건축 단지에선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7차’ 전용면적 245㎡는 시장 선거 직전인 지난 5일 80억원에 손바뀜해 압구정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송파구 잠실동 ‘우성’ 전용 80㎡는 6일 18억1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업계에선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가시적인 규제 완화 등 성과가 없더라도 과거 민간 재건축에 우호적이었던 오 시장이 다시 취임한 것만으로도 주택시장이 들썩일 것이란 관측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과거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용산·여의도 통개발을 언급했던 것만으로도 해당 지역 시세가 수억원 급등했다”며 “인허가권을 가진 서울시장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 크다”고 했다. 그간 사업진행이 미뤄져온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가파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제1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보궐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공약 등의 영향으로 압구정 재건축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불안 조짐이 보이고 있어 각별히 경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 안정과 투기수요 억제 등 부동산정책의 큰 틀을 흔들림 없이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