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서울시에 돌아온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故) 박원순 시장의 초기 시장 시절 업무를 작심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오 시장은 8일 오후 서울시 간부들과 첫 만남에서 “전임 시장(박 전 시장)이 전임 시장(본인)의 일을 뒤집었던 기억이 선명할 것인데, 그때 속으로 피눈물이 나는 경험을 했다”며 “그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쉽게 방향을 전환하거나 없던 일로 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임시장 초기 때처럼 깊은 검토없이 마구잡이 칼 휘두르는 일은 분명히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11년 오 시장이 초중생 무상급식을 반대하며 서울시장직을 떠난 후 박 전 시장이 집권하는 과정에서 기존 시정들의 방향을 뒤집거나 취소 보류한 것에 대한 불만을 언급한 것이다.
오 시장은 "시정을 하다보면 철학과 원칙이 달라서 수정하는 일은 조금씩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그럴 필요성이 있을 때에는 각 부서 책임자와 논의하고, 방향 바꿀 때 부작용이 있을지 충분히 검토한 뒤 방향 전환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가장 먼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민생 현장을 챙기겠다고 했다. 그는 "최우선순위 업무는 코로나19로 민생현장에서 겪는 불편과 고통을 챙기는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9일 이와 관련한 첫 회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년 전 오 시장이 시행했던 무능직원 3% 퇴출 등 인사정책과 관련한 우려에 대해선 "직원을 힘들게 했던 기억이 시간이 흐르며 과장 전달된 듯 하다"며 "코로나 전시 상황에 업무기강 확립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기 때문에 염려를 안해도 된다"고 말했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아침 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10년 만에 시청으로 출근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으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은 뒤 곧장 세종대로 건너편 서울시의회로 향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인호 의장, 김기덕 부의장, 김정태 운영위원장을 잇따라 만나면서 매번 "잘 부탁드린다", "잘 모시겠다"며 앉은 자리에서 허리를 완전히 접어 인사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오 시장은 오후에는 서울 1호 예방접종센터인 성동구청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