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변신 로봇처럼 모양이 변하며 1t 가량 하중을 견디는 자동차용 타이어가 산학협력 연구로 개발됐다.
서울대 기계공학부 조규진 교수와 한국타이어 연구진은 이같은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8일 발표했다. 미국 하버드대 이대영 연구원이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이 타이어는 포장도로에선 작게 변하고, 비포장 험지에선 돌기가 있는 큰 형태로 변한다. 지름이 450~800㎜까지 조절된다. 연구팀 관계자는 "실내 서비스 로봇, 배달 로봇, 우주탐사용 로버 등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환경에서 높은 기동성이 필요한 분야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종이접기'에서 착안해 이번 기술을 설계했다. 종이접기 구조로 부품이나 제품을 구현하는 방식은 기계공학적으로 하중을 버텨내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종이접기 구조가 고하중을 지지할 수 있는 구조를 새로 제안했다. 종이접기 구조 중 접히지 않는 면은 항공기 소재로 사용되는 '알루미늄60'계열을 사용해 얇고 가벼우면서 높은 강성을 부여했다. 접히는 면은 타이어의 골격부인 카카스(Carcass)에 사용되는 나일론 및 PET 소재를 특수 처리한 직물(천)로 만들었다. 재료가 접히는 두께, 두꺼워지며 변하는 탄성 등을 제어할 수 있는 디자인을 고안해 '트랜스포머 타이어'를 개발해냈다.
구본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연구개발혁신총괄은 "타이어는 항상 형태가 일정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깼다"며 "대학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업이 가진 기술력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조규진 교수는 "2013년 종이를 접어서 만든 작은 바퀴로 시작된 연구가 기업을 만나 도약했다"며 "일반 모빌리티에 적용할 수 있게 후속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랜스포머 타이어의)접히는 면 소재인 직물을 케블라나 다이니마 등 고강도 소재로 바꾸고, 접히지 않는 면에 쓰는 알루미늄을 탄소섬유 등 복합재로 대체하면 훨씬 더 성능이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