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들이 서울·부산 시장을 선출한 4·7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8일 공영 NHK는 내년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격인 서울과 부산 시장 보궐 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에 압승하며 당선됐다고 전했다. NHK는 "집권 여당(더불어민주당)에게 매우 큰 타격"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정권 운영) 구심력 저하도 피할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고 분석했다.
여당의 패배 배경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등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이 있었다고 풀이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반일색이 강한 문재인 대통령의 구심력 약해지면 대일 현안 해결이 한층 어려워진다"는 제목의 기사로 4·7 재보궐선거 결과를 전했다.
신문은 이번 선거 결과 문재인 정권의 레임덕이 진행되며 외교 추진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견해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한일 외교 전문가를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의 구심력이 약화되면 "지지자의 의향에 반하는 판단은 한층 어려워진다"고 진단했다.
또한 요미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기사회생 방안으로 내년 2월 중국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 맞춰 남북 정상회담을 모색할 수 있으며 중국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강해질 수 있다고 봤다.
교도통신은 이번 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두 후보가 대패했다며 문재인 정부에 역풍이 분 선거 결과라고 진단했다. 교도통신은 부동산 가격 폭등 등에 대한 불만으로 정부와 여당을 향한 비판이 강해지는 상황에서의 이번 선거 패배로 임기 종반의 문재인 대통령이 구심력을 잃어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도 내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주목받은 한국의 양대 시장 선거에서 여당 후보들이 참패해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가 타격을 받아 레임덕이 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마이니치는 이번 보선은 민주당 소속 전직 시장들이 성 추문으로 자살하거나 사임해 치러졌기 때문에 여당이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며 LH 직원의 투기 의혹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부동산 문제가 잇따라 더해진 것이 여당 참패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허덕이는 문 대통령의 정권 운영이 한층 어렵게 됐다고 진단했다.
아사히는 이번 보선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 폭등과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부각하면서 야당 후보들이 보수층뿐만 아니라 무당파층에서도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며 여당 후보가 선거 초반부터 열세여서 정책 경쟁이 펼쳐질 수 없었다고 전했다.
도쿄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의 다른 주요 일간 신문 매체들도 부동산 문제 등으로 인한 민심 이반으로 여당이 서울·부산 시장 보선에서 참패했다고 전하면서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