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품청(EMA)이 러시아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가 윤리적 절차에 맞게 개발됐는지 조사에 들어간다. 일각에서 이 백신 임상시험이 비윤리적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데 따른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다음주 EMA가 스푸트니크V 백신 임상시험 과정에서 윤리적·과학적 기준을 준수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백신 임상 시험에 참가한 사람 중 일부가 강압에 의해 참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고 했다.
의약품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EMA는 이 과정에서 임상시험 관리기준(GCP)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러시아 국영연구소에서 개발한 이 백신은 러시아 국부펀드인 러시아직접투자기금(RDIF)이 자금을 지원했다. 러시아는 이 백신 임상시험에 군인과 주 정부 공무원 등이 참여했다고 밝혀왔다. 로이터통신은 이들 중 일부가 "상사의 압력 때문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키릴 드미트리에프 RDIF 대표는 "정당한 임상 절차에 따라 스푸트니크V를 개발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 그는 "EMA 승인 절차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