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호금융 대출 35조원 급증…"잠재 부실 경고음"

입력 2021-04-07 15:58
수정 2021-04-07 16:15

지난해 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 조합에서 받은 대출 잔액이 1년새 36조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금융권의 대출 잔액이 급증하면서 자영업자 등 서민들을 중심으로 잠재 부실 위험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 상호금융조합 영업 실적’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상호금융조합 2225곳의 총여신은 40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5조7000억원 늘었다.

이중 부동산 담보 대출은 지난해 말 349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 늘었다. 그중에서도 토지 등 비주택 담보대출(257조5천억원) 증가분이 30조7000억원(13.5%)으로 컸다. 주택담보대출(91조6000억원)은 2조6000억원(3%) 증가했다. 지난해 주택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담대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조합들의 자산 건전성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조합 전체 연체율은 작년말 1.54%로 전년 대비 0.17%포인트 감소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연체율도 각각 0.23%, 0.24%포인트 내렸다. 고정 이하 여신 비율도 2.02%로 0.02%포인트 떨어졌다.

단 2금융권에 대출 잔액이 급증한 것은 향후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 대출에 비해 이자가 높기 때문에 향후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받은 서민의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코로나19 금융 지원 정책 기조 등에 따라 개인사업자와 법인 등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자산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잠재위험이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건전성 현황을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손실흡수 능력 제고와 부실자산 정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라며 “기업대출의 증가 속도도 안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국의 상호금융조합은 농협 1118개, 신협 879개, 수협 90개, 산림조합 138개 등이다. 이들 은 금융업 외 각각 복지사업, 농식품 판매, 수산물 판매, 임산물 유통 등의 경제 사업을 운영한다. 조합들의 작년말 총 자산은 전년 대비 7% 늘어난 584조1000억원이었다. 조합당 평균 자산은 이 기간 7.1% 늘어 2625억원을 기록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