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박영선 대 오세훈’이 아니라 ‘김어준 대 오세훈’의 대결 구도가 되어버렸다. 박영선 캠프는 후보의 장점은 전혀 알리지도 않고 김어준과 함께 ‘생태탕 선거’를 치렀다."
유창선 시사평론가가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7일 SNS에 '누가 최악의 선거를 만들었을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유 평론가는 "한 일간지가 ‘하얀 로퍼 신발’이 아니라 ‘하얀 면바지에 로퍼 신발’이었다고 진지하게 정정과 사과보도를 한 것을 보고 실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16년전 생태탕 먹으러 온 사람의 신발 색깔이 이슈가 되는 이 선거는 대체 어떤 선거란 말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생태탕, 페라가모, 하얀 로퍼, 선글라스…. 이런 키워드들에 올인하는 선거가 되고 말았다"면서 "2021년에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시장을 뽑는 선거의 최대 쟁점이 ‘생태탕’이 되어버린 현실은 기괴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부터 ‘박영선 대 오세훈’이 아니라 ‘김어준 대 오세훈’의 대결 구도가 되어버렸다"면서 "16년전 오세훈이 시장도 아니었던 시절에 측량 현장에 있었으면 어떻고 생태탕을 먹었으면 또 어떤가. 과거에 시장으로서 내곡동 땅과 관련하여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불법부당한 관여를 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인데 그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입증하지 못하고 ‘생태탕’ 얘기만 반복했다"고 꼬집었다.
유 평론가는 "생뚱맞게도 '노회찬' 이름을 소환하며 6411번 버스를 타더니, 선거 마지막에는 느닷없이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소환되었다"면서 "‘노무현’의 이름이 대체 이번 선거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알 수 없다. 공감능력이 부재한 캠프였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비판을 무릅쓰고 후보를 냈다면, 지더라도 부끄럽지는 않게 지는 길을 택했어야 했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보여준 모습은 대한민국의 집권여당이 정말 이 정도 밖에 안 되는가를 거듭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박영선 후보는 투표 당일 오후 SNS에 "서울 시민 여러분, 분노는 저에게 내달라. 그것을 다 받아들이겠다"면서 "정직한 서울의 미래를 만들려는 저의 간절함에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오세훈 후보 또한 "여러분이 서울을 바꿀 수 있다. 당신의 서울에 투표해달라"고 독려했다.
4·7 재보궐선거 투표율은 14시 기준 41.6%를 기록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체 1136만 2170명의 유권자 중 472만 4387명이 참여했다고 했다. 이 숫자는 사전투표율을 합산한 숫자로, 서울시장 선거 투표율은 42.9%, 부산시장 선거 투표율은 37.8%이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결과와 비교해보면 같은 시간 기준으로 (2018년 지방선거 14시 투표율 서울 44.7%, 부산44.5%)에 비해 낮은 수치다. 가장 최근 선거인 2020년 21대 총선 때 같은 시각 전국 투표율은 53%였다.
한편 이날 보궐선거 투표는 20시 종료되고 21시부터 개표를 시작할 예정이다. 당선자 윤곽은 자정께 드러날 전망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