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07일(09:0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용(B2B) 채팅 서비스 회사 센드버드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됐다.
센드버드는 1억달러(약 112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유치를 통해 10억5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스테드패스트캐피탈벤처스, 이머전스캐피탈,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 아이코닉캐피탈, 샤스타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앞서 지난 2017년 1600만달러(약 170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 2019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1억200만달러(약 114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로써 누적 투자금액은 2억2000만달러(약 2450억원)에 이른다.
센드버드는 기업의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에 들어가는 채팅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하는 회사다. 본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지만 창업자인 김동신 대표는 한국인이다. 실리콘밸리 외에도 뉴욕, 런던, 싱가포르 등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미국의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을 비롯, 국민은행, 넥슨, 신세계 등 국내외 대형 고객사를 확보했다. 월 이용자수(MAU)는 1억5000만명이 넘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2013년 김동신 대표가 ‘스마일패밀리’라는 육아 커뮤니티 앱을 만들면서 출발했다. 이후 다양한 메시징 앱의 성장세를 눈여겨 본 김 대표는 채팅 서비스를 갖추기로 결정했고, 이를 기업들에 판매하게 되면서 지금의 회사 형태를 갖췄다. 2016년에는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트위치 등이 거쳐간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의 선택을 받으며 사세를 키웠다. MAU는 2019년 이후 약 3배 증가했다. 현재 세계 1위 B2B 채팅 서비스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4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 화상 회의 플랫폼 ‘라운디’를 개발한 리니어허브를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려나갔다. 채팅 API 뿐만 아니라 음성·영상통화 API까지 제공하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 비대면 문화의 확산과 맞아떨어져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일찌감치 알아봤다는 평가다.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연구개발(R&D) 분야 추가 투자를 비롯해 임직원들에게 더 나은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데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투자유치 소식을 알린 유튜브 영상에서 “센드버드에는 다양한 직종이 열려 있다”며 채용에 적극 지원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