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다양한 호재가 맞물렸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5일(현지시간) 나란히 최고가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카카오가 지분을 보유한 두나무가 나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재평가 재료가 되고 있다. 카카오재팬이 운영하는 일본 웹툰·웹소설 플랫폼 ‘픽코마’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콘텐츠 앱으로 꼽힌 것도 호재였다. 카카오는 그동안 경쟁사인 네이버와 비교해 글로벌 시장에서 약점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픽코마 투자 등으로 이를 극복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비트코인 수혜주
카카오는 6일 8.37% 급등한 5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가다. 이날 외국인은 카카오 주식 33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알파벳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비트코인 열풍의 수혜도 볼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비트코인 열풍의 국내 최대 수혜주는 카카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비트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대금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다.
카카오는 두나무 지분 약 23%를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가 8.10%, 카카오벤처스의 케이큐브1호벤처투자가 11.70%, 카카오청년창업펀드가 2.70%를 가지고 있다.
두나무의 나스닥 상장설은 지난달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 최대 규모 암호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직상장이 결정되면서 두나무 상장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인베이스는 오는 14일 나스닥에 상장한다. 암호화폐거래소 중 최초의 상장사가 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인베이스는 (직상장으로) 약 10억달러의 현금을 손에 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실적 기대주에도 포함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카카오 실적에 대해 두나무발(發)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창권 미래에셋 연구위원은 “가상화폐 열풍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면 올해 지분법 이익으로만 1000억원 이상 기여할 전망”이라며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 이후 두나무 지분 가치 재평가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2%, 77%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위원은 “1분기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픽코마 등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다음, 멜론, 게임 등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면 앞으로는 고성장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면서 큰 폭으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IP 비즈니스 해외로 영토 확장콘텐츠 사업도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글로벌 앱 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카카오재팬이 운영하는 일본 웹툰·웹소설 플랫폼 픽코마는 올해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 3위를 기록한 앱으로 꼽혔다. 게임 앱을 제외한 집계로, 디즈니플러스(4위), HBO맥스(5위) 등 글로벌 콘텐츠 앱을 뛰어넘은 수치다.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 영토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카카오는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영화 드라마 웹툰 등에 활용할 스토리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네이버가 세계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한 데 대한 맞불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시점에 액면분할이라는 호재가 겹쳤다. 카카오는 지난달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5 대 1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12일부터 3일간 거래가 정지되며, 15일 분할 상장된다. 액면분할이 주가 부양으로 직접 이어지지는 않지만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카카오 주가는 액면분할에 대한 기대로 6거래일 만에 11.59% 올랐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