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살해' 김태현, 얼굴 못보나…"마스크 쓰면 방법 없어"

입력 2021-04-06 18:32
수정 2021-04-06 18:35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된 1996년생(만 24세) 김태현의 신상이 증명사진과 함께 공개된 가운데, 김태현의 현재 모습이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김태현을 검찰에 송치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마스크를 내릴 수 없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서울경찰청은 검찰 송치 시 김태현의 얼굴 공개 여부에 대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이어서 본인이 마스크를 쓴다고 버티면 방법이 없다"며 "그럴 경우까지 고려해서 (자료로 미리) 사진 공개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보통 신상공개 결정이 나온 강력범죄 피의자의 현재 모습은 경찰이 피의자를 검찰에 송치하기 위해 이동할 때 취재진 앞에서 자연스럽게 공개돼 왔다. 그러나 김태현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이라는 변수가 있어 경찰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태현이 동의를 하면 법에 위반되지 않게 (얼굴) 공개를 할 것"이라며 "송치가 8일이 될지 9일이 될지 모르겠으나 그때쯤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오후 5시30분께 노원구 아파트를 찾아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25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으며 지난 2일 체포돼 이틀 연속 조사를 받은 뒤 4일 구속됐다. 김태현의 계획 범죄 정황을 확인한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태현은 범행 당일인 지난달 23일 오후 5시께 피해자 주거지 근처인 한 PC방에 들른 것으로도 확인됐다. 김태현은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긴 했으나 컴퓨터를 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현은 이전에도 이 PC방을 방문해 한두 차례 게임을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세 모녀 중 큰딸(24)이 이 PC방 단골이었다는 말도 있었지만 경찰은 큰딸이 게임을 해도 집에서 주로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김태현은 자신의 주거지인 강남구 인근 PC방을 자주 방문한 것도 확인됐으며, 군대를 전역한 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현은 세 모녀 집 주소를 A씨가 모바일 메신저에 올린 사진 속 택배상자를 통해 알게 됐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보강조사를 진행한 뒤 이번 주 후반쯤 김태현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날도 김태현이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을 두고 오후부터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면담 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