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이 기자/강민지 대학생 기자] 공스타그램, 대외활동스타그램과 같은 인스타그램 해시태그가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2019년, #공스타그램은 팔로워가 가장 많은 해시태그 중 하나였다. 실제로 많은 대학생이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공부 인증용’, ‘대외활동용’으로 개설해 자신의 활동들을 정리하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적은 플래너 사진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거나, 대외활동에서 제작한 카드 뉴스를 계정에 업로드하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이 본인의 ‘포트폴리오’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만의 ‘인스타그램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나가는 수많은 대학생 인스타그래머 중, ‘나 자신을 브랜딩(브랜드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두 명의 대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찾는 과정”
신윤아(고려대 미디어학부)
SNS 계정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실 처음부터 이 계정에 ‘나를 브랜딩하다’라는 명확한 방향성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시절, 그저 ‘하루하루 꿈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는 내 모습을 어딘가에 기록해두고 싶다’는 생각으로 덜컥 계정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날 그날의 공부 기록을 꾸준히 올린 것이 시작이었는데, 정말 운 좋게도 많은 분이 이 계정을 지켜봐 주신다. 비록 방향성은 달라졌지만, 대학생이 되고 난 이후에도 여전히 꿈을 향해 하루하루 노력하는 나의 모습을 조금씩 기록해오고 있다.”
본인의 계정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 계정은 누군가를 위해 운영하는 것이라기보다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최대한 솔직하게, 꿈을 위해 노력하는 나의 뜨거웠던 순간들을 기록하려고 한다. 사실 인기를 얻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나의 이런 기록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울림으로 다가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계정의 슬로건인 ‘나 자신을 브랜딩하다’의 구체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늘 내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하고, 증명하기 바쁘다. 대학 면접이든, 자기소개서든, 정형화되고 수치화된 무언가로 나를 포장해야 한다. 하지만 막상 대학생이 되니, 늘 직선 주로를 달려오던 내가 갑자기 표지판 없는 황량한 벌판에 던져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정해진 길을 따라 살아오다가,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찬찬히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를 돌아보게 되더라. ‘나를 브랜딩하다’라는 슬로건도 그런 의미다. 나다운 것은 무엇인지, 나에게서만 비롯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 ‘신윤아’라는 사람과 브랜드에 대해 조금 더 탐구해보자는 의미다. 조금은 거창하지만, 결국 정신없이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겠다는 나만의 작은 포부이기도 하다.”
계정을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팔로워의 주 연령층이 17~24세다 보니, 감사하게도 종종 또래에게 응원이 담긴 다이렉트 메시지를 받곤 한다. 하루는 어떤 고등학생분께 ‘늘 이 계정을 통해 힘을 얻는다. 덕분에 나 또한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한참 계정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던 때였는데, 누군가의 인생에 어떤 방식으로든 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느끼는 순간, 가슴 가득 뜨거운 무언가가 퍼지는 기분이 들었다. 정말 큰 울림이었다.”
앞으로의 계정 운영 방향은 어떻게 되나
“앞으로도 꿈을 꾸는 나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다. 2020년에는 ‘컬러 코드 프로젝트’를 통해 나의 꿈을 기록했던 것처럼, 나만의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통해 끊임없이 나라는 브랜드를 구체화해나가려고 한다. 최종적인 꿈은 ‘끊임없이 꿈을 꾸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는 꿈이라는 것은 명사가 아닌 동사를, 특정한 목표 지점이 아닌 과정 전체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내 모든 꿈들에는 단순히 내 미래지향적 가치만이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각각에 나의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담겨있기도 하다. 이 계정에 담고 싶은 것들도 그런 것들이다. 앞으로도 나의 가장 뜨거웠던 순간들을 기록해나가고 싶다.”
해당 계정이 본인에게 지니는 의미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내 가장 뜨거웠던 순간의 기록! 이 계정에 기록하는 모든 것들이 훗날 나의 청춘을 추억할 수 있는 것들로 자리 잡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즐겁고 기쁜 순간을 기록하는 일기장”
안성준 (연세대 사학과)
본인의 SNS 계정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18년에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개설했다. 처음에는 대학교 친구들과 소통하는 사이버스페이스로 생각하다가, 점차 진행하는 활동 이야기를 올리면서 대학 생활과 대외활동, 공모전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됐다.”
해당 계정을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작년에 했던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민국정책기자단 활동이다. 정책에 대한 정보나 소식을 인스타그램 콘텐츠로 전달했다. 콘텐츠 40건 정도를 올리면서 개인적인 경험과 국가 정책을 스토리로 엮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해당 계정이 본인에게 지니는 의미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현재 일하고 있는 기관들의 콘텐츠를 올린다는 점에서 ‘직장’같은 곳이지만, 여전히 소통하는 ‘놀이터’이기도 하다. 올린 게시글을 보고, 희망을 품고 열정적으로 활동하게 된다는 사람들의 메시지나 댓글을 볼 때마다 같이 힘을 얻고 파이팅하게 된다는 점에서 ‘동기부여’이기도 하다. 다양한 의미 속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하나 뽑자면 즐겁고 기쁜 순간을 포착해서 남기는 일기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있어 ‘인스타그램’은 단순히 ‘포트폴리오’, ‘스펙 쌓기’가 아닌,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인스타그램을 매개로 해 ‘나’를 구체화해가는 과정에서 그들은 오늘도 성장하고 있었다.
ziny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