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막말'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사퇴촉구에 '진땀'

입력 2021-04-05 13:03
수정 2021-04-06 06:41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의 여성 혐오 발언의 파장이 거세지고 있다. 사무금융노조는 장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장 사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5일 서울 을지로 하나카드 본사 앞에서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의 사퇴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앞서 장 사장은 공식 회의 석상에서 자사 신용카드가 '룸살롱의 여성'이 아닌 '같이 살 와이프'와 같은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뿐만 아니라 회의 참가자들을 향해 욕설과 막말을 쏟아낸 것으로도 확인되면서 공분을 샀다.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장 사장은 "오해받을 수 있는 단어를 언급해 송구하다"고 사과했지만 발언이 알려진 이후 '여성혐오 기업', '막말기업' 등 하나카드에 대한 불매운동 여론까지 일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이유나 사무금융연맹 여성위원장은 "지금 이 순간까지 진정성 있는 사과, 재발 방지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후속 대응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장 사장의 수준과 역량"이라며 "사무금융 여성위원회는 장 사장이 직을 내려놓는 그 순간까지 멈추지 않고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금융 노조 뿐만 아니라 하나카드 노조도 지난달 30일부터 대표이사실을 점거, 농성에 돌입해 장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행태를 규탄하고 장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장 사장은 2019년부터 하나카드를 이끌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상품 포트폴리오 개선과 업무 비용 절감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174.4% 증가한 154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장 사장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됐으나 룸살롱 관련 발언으로 행보에 빨간등이 켜졌다.

향후 리스와 렌트 등 다양한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해 종합 디지털 페이먼트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장 사장의 청사진이 시작부터 좌초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정종우 하나카드 노조위원장은 "장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끝까지 투쟁하겠다"며 "폭언, 폭행, 성희롱 등 근로자에 대한 부당대우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