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의 기업워치]올해 상장사들의 신사업 키워드는 '2차전지'

입력 2021-04-05 10:20
≪이 기사는 04월02일(13:5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장사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사업 영역은 2차전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 다각화를 위해 2차전지 사업을 신규 사업 목적에 추가하거나 관련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2차전지 부문을 키우는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용어는 2차전지다. 실제 정관 변경을 통해 신규 사업 목적에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추가한 상장사들이 잇따랐다.

클린룸 전문 업체 신성이엔지는 지난달 26일 여린 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2차전지 관련 소재·부품 제조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이와 함께 연료전지·신재생에너지 시설의 건설·운영업, 축전지 제조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 업체 청보산업 역시 지난달 30일 열린 주총에서 2차전지 관련 소재·부품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이 밖에도 유해동물 피해감소제 제조 업체 전진바이오팜이 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 제조·판매업을 신규 사업 목적에 추가했고,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인베니아 역시 2차전지 제조 장비 개발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영우디에스피와 케이맥도 각각 2차전지 검사 관련 장비 제조업을 신규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이미 지분 투자나 기업 인수를 통해 2차전지 사업에 발빠르게 뛰어든 상장사들도 있다. 석포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는 영풍은 최근 2차전지 재활용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내년까지 관련 설비를 석포제련소 내 설치할 방침이다. 영풍은 미래 혁신을 위한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했다.

동원그룹 포장재 계열사인 동원시스템즈는 이달 말 2차전지용 케이스 제조 업체인 엠케이씨 지분 100%를 156억원에 사들일 예정이다. 종합 최첨단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목적이다. 2차전지용 케이스는 전해액 등 내용물을 담는 용기를 말한다. 누전을 막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맡는다. 2차전지의 필수 부품이기도 하다.

현대공업은 지난달 2차전지 실리콘 음극재 개발 업체 앰프리우스에 140만달러(한화로 약 16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했다. 전기차 산업의 핵심으로 부각된 2차전지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1일 창립 53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전기차 강재·부품, 2차전지 소재, 수소 등 친환경 사업의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사업 재편의 필요성이 높은 코스닥 시장 상장사를 중심으로 당분간 2차전지 관련 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