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여론조사에서 임기 말로 갈수록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유독 40대가 '콘크리트 지지'를 이어가는 것은 일자리, 주거 안정 등 경제적 요인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40대가 타 연령대에 비해 노동·부동산 시장에서 안정적이라는 점을 들어 정권 교체를 주장할 만큼 불만이 높지 않다는 가설을 제기했다.
특히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역효과가 이들에게는 오히려 '수혜'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이들은 결혼 적령기인 30대로 부동산 규제가 대폭 완화돼 신혼집 마련이 비교적 쉬운 편이었고, 문재인 정부 들어선 집값 상승으로 자산이 늘어났을 개연성이 있다고 추론했다.
또한 현재의 2030 세대와 달리 이미 대부분이 노동시장에 진입했고, 5060 세대처럼 은퇴를 걱정할 시기는 아니어서 가장 양호한 고용 환경의 연령대란 점도 문 대통령에 대한 40대의 높은 지지율로 이어졌을 것으로 봤다. 전체 '정권 교체론' 고공행진 중에
40대만 '현 정권 유지론' 우세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0명에게 내년 대통령선거에 대해 물은 결과,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현 정권 유지론)는 응답자는 35%로 전월 대비 5%포인트 하락해 현 정부 들어 최저치를 경신했다. 반면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정권 교체론)는 52%로 같은 기간 4%포인트 증가해 최고치를 찍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30대·50대·60대 이상 모두 '정권 교체론'이 우세한 가운데 40대는 줄곧 '정권 유지론'이 앞서고 있다. 정권 초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여겨졌던 20대는 등 돌린지 오래고, 30대도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다 최근 돌아선 모양새다. 40대의 '현 정권 유지론'은 올 초 50%대 중후반에서 움직이다 4월 51%로 떨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정권 교체론'(37%) 보다 14%포인트나 높았다. 40대의 콘크리트 지지,
나머지 연령대가 등 돌린 이유도…결국 '경제'강 교수는 이러한 여론조사 추이는 '경제'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잇따른 구직난과 부동산 폭등에 4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황이 낫다는 분석이다. 경제가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로 실제 최근 대통령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1위는 '부동산 정책', 2위는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이 꼽혔다.
특히 그는 40대가 현 정부 들어 급상승한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수혜층 중 하나라고 짚었다. 강 교수는 "부동산 규제가 대폭 완화됐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부동산을 취득한 30대가 현 40대"라고 설명했다.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노동시장 진입이 안 되고 있는 20~30대, 은퇴를 고려해야하는 50대 이상과 달리 40대는 정규직이 대부분에다 수입이 비교적 안정적이기 때문에 최근 고용 타격도 적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검찰개혁 등 정치적 문제들은 갑론을박은 있을 수 있지만, 사실 이는 일반 국민들이 현실적으로 체감하기에는 다소 동떨어진 문제"라며 "결국 유권자 선택은 경제적 이유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