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 금액이 실제 투자액이 집행된 도착 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2.9% 증가한 42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5일 발표했다. 1분기 도착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신고 기준으론 전년 동기보다 44.7% 늘어난 47억4000만달러였으며, 1분기로만 봤을 때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지연됐던 투자가 인수합병(M&A) 투자를 중심으로 재개되면서 신고액과 도착액 모두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간 외국인 직접투자는 신고·도착액 모두 10% 이상 감소했다.
올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는 정보기술(IT) 및 신(新)산업 분야에서 크게 증가했다. 비대면 산업과 온라인 플랫폼 관련 투자 규모는 신고 기준 27억7000만달러, 도착 기준 23억5000만달러로 각각 39.2%, 12.2% 증가했다. 특히 독일 DH가 배달앱 ‘배달의민족’ 인수에 21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전체 투자 규모를 끌어올렸다.
국가별로 봤을 때 유럽과 일본의 한국 투자는 크게 증가한 반면 미국과 중화권의 투자는 감소했다. 정부는 미국의 경우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중화권은 작년 싱가포르의 국내 대규모 투자의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지난해 세계 외국인 직접투자가 전년 대비 42% 줄어든 8590억달러였으며, 올해도 5~10% 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불확실성과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심화 등 해외투자 확대를 가로막는 대내외 여건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직접투자가 올해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한국은 1분기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며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통해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