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오이뮨텍 '10배 대박' 쿼드운용…펀드 앞선 직접투자 논란

입력 2021-04-05 17:30
수정 2021-04-06 00:37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바이오 업체 네오이뮨텍이 시가총액 1조원대를 달성하면서 쿼드자산운용은 ‘돈방석’에 앉게 됐다. 네오이뮨텍에 투자한 회삿돈 20억여원은 약 4년 만에 200억여원으로 불어났다. 임직원들도 ‘큰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쿼드운용은 펀드에 앞서 자기자본으로 네오이뮨텍 주식을 더 싸게 매입했다.


네오이뮨텍은 5일 7.33% 내린 1만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총은 1조577억원에 이른다. 이 회사는 기술특례를 통해 지난달 16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한국거래소에 증권예탁증권(DR) 형태로 상장했다. 본주와 교환 비율은 5 대 1. 한국 DR 주가는 본주의 20% 가격이다. 제넥신(지분율 21.26%)의 관계사로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제넥신으로부터 기술 도입한 면역항암 신약 ‘NT-I7’이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쿼드자산운용이 네오이뮨텍에 처음 투자한 건 2017년 말이다. 당시 고유자금으로 40만 주, 쿼드콜라보오퍼스원포스텍창업벤처 사모펀드를 통해 60만 주를 사들였다. 주당 단가는 5달러였다. 현 DR 기준으로 보면 회삿돈으로 주당 1달러에 200만 주(2.03%)를 사들인 셈이다.

2018년에는 네 개의 펀드를 통해 약 30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현 주가 기준으로 주당 4달러로 한 해 전보다 네 배 비싼 가격이었다. 여기에 황호성 쿼드자산운용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의 돈도 들어갔다. 이후 2020년 쿼드콜라보프로젝트엔펀드를 통해 124억원어치(주당 4.4달러)를 추가로 넣었다.

쿼드자산운용의 네오이뮨텍 총지분율은 고유자금과 펀드를 모두 합쳐 14.33%에 이른다. 고유자금 투자금은 열 배 수익을 내고 있다. 현 주가는 1만750원으로 고유자금 매수단가(주당 1달러)의 열 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투자업계에선 이같이 헤지펀드 운용사나 벤처캐피털이 자기자금을 먼저 투자한 뒤 펀드가 더 높은 가격으로 사들이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 왔다. 운용사가 시리즈별로 투자를 진행하면서 장외업체 몸값을 인위적으로 부양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상 불건전 영업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본시장법 85조1호에선 투자대상 자산의 가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수 의사를 결정한 후 이를 실행하기 전에 그 투자 상품을 운용사의 고유자산으로 매수하거나 제3자에게 매수를 권하는 행위를 불건전 영업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쿼드운용은 네오이뮨텍 사례는 문제 될 소지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고유계정으로 먼저 들어가긴 했지만 더 높은 단가로 수익을 돌려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 투자자에게 권했다”며 “특히 펀드 모집 단계에서 고유자금이 들어간 사실도 고객들에게 통지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법 위반이 되려면 고객이 고유자금이 투입됐다는 사실을 모르고 펀드 자산을 넣어야 하지만 해당 사항이 없다는 설명이다. 헤지펀드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장외업체 자금 조달 과정에서 몸값을 인위적으로 띄우거나 심지어 새로 들어오는 펀드를 통해 고유자금 이익을 실현한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