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아시아 수출 유가만 또 올린다…"수요 많잖아" [원자재포커스]

입력 2021-04-04 21:08
수정 2021-05-04 00:02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아시아로 수출하는 원유 가격을 올린다. 서유럽과 미국에 판매하는 원유 가격은 소폭 내리기로 했다. 아시아에선 중국 등에서 원유 수요가 탄탄해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아람코 관계자를 인용해 사우디 아람코가 다음달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원유 공식 판매가격(OSP)를 유종별로 배럴당 20~50센트 올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람코는 다음달에 주요 유종인 아랍경질유 아시아 수출 가격은 이달대비 배럴당 40센트 올린다. 이에 따라 기준 유종(벤치마크)인 오만·두바이유 대비 배럴당 1.80달러 프리미엄이 붙는다. 아람코 원유 수출의 절반 가량은 아시아에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가 차지한다.

반면 서유럽에 수출하는 아랍경질유는 가격을 배럴당 20센트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벤치마크 대비 2.4달러 낮은 가격에 판다. 나머지 유종은 대부분 가격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 미국 시장에 내보내는 원유는 대부분 유종에 대해 가격을 배럴당 10센트 인하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람코가 수개월째 아시아 지역 수출 유가를 다른 지역 유가보다 높여 받고 있다"라며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19 타격 이후 회복이 아시아보다 느린 편인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아람코는 작년 6월 이후 아시아 수출 유가에 대해 기준 유종보다 프리미엄을 얹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간 원유시장 '치킨게임'이 한창이었던 작년 4~5월엔 벤치마크 대비 할인폭이 5~6달러 수준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합체인 OPEC+가 다음달부터 3개월 동안 원유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한 뒤 아람코가 아시아 수출용 유가를 인상했다"며 "아람코가 아시아 지역 원유 수요가 상당히 탄탄하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장중 국제 원유 선물시장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일대비 약 3.87% 오른 61.49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5월물은 배럴당 64.86달러에 손바뀜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