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네이버뿐 아니라 KT, 엔씨소프트 등 다른 정보기술(IT) 업체들도 콘텐츠 저작권(IP) 비즈니스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더 늦었다간 미래 유망 먹거리로 불리는 콘텐츠 IP 비즈니스 산업에서 자리잡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KT는 지난달 23일 열린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 간담회에서 ‘콘텐츠 IP 라이브러리 구축’ 계획을 밝혔다. 미디어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가 2023년까지 원천 IP 1000개 이상을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IP 펀드를 조성하고 100억원 이상 투자해 웹소설·웹툰 자회사 스토리위즈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이제는 콘텐츠 사업에서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KT는 이미 13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여기에 콘텐츠 능력을 강화하면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한 지상파 방송사와 지난달 3일 ‘콘텐츠 IP 공동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웹툰, 웹소설, 게임,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IP를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내용이다. 장기적으로 데이터, 기술, 글로벌 네트워크 등 인프라도 공유하기로 협약했다. 민보영 엔씨소프트 콘텐츠사업부 센터장은 “양측이 서로의 강점을 토대로 협업하면 크로스미디어 시장에서 앞서갈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영화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와 합작법인(JV) 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를 설립하기로 지난달 말 결정했다. 이 합작법인은 스마일게이트의 IP로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한 중국 제작사와 함께 자사 게임 크로스파이어 IP를 토대로 464억원을 들여 드라마 ‘천월화선’을 제작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콘텐츠 소비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며 “카카오와 네이버가 웹소설, 웹툰 플랫폼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은 맞지만 온라인 콘텐츠 시장은 매우 넓은 만큼 다른 업체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