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퇴직연금을 ‘실적배당형’으로 굴린 직장인과 ‘원리금보장형’으로 묶어둔 이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펀드를 많이 담는 실적배당형은 증시 활황에 힘입어 수익률이 크게 올랐지만, 예·적금 중심인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초저금리 여파로 더 떨어졌다.
4일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퇴직연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은 2.58%로 전년(2.25%) 대비 0.33%포인트 상승했다.
퇴직연금에는 지난해 말 기준 255조5000억원의 적립금이 쌓여 있다. 이 중 원리금보장형이 89.3%이고 실적배당형은 10.7%에 그쳤다. 직장인 노후자금의 한 축을 이루는 퇴직연금이 좀처럼 불어나지 않고 ‘쥐꼬리 수익률’에 머무르는 이유다.
실적배당형의 지난해 수익률은 10.67%로 1년 전보다 4.29%포인트 올랐다. 국내외 주식형 펀드가 수익률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원리금보장형의 수익률은 1.68%로 전년보다 0.09%포인트 하락했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예·적금 금리도 바닥을 기었던 탓이다. 5년치 연환산 수익률에서도 실적배당형(3.77%)이 원리금보장형(1.64%)을 웃돌았다.
퇴직연금 제도 유형별로 보면 확정급여(DB·회사가 운용)형이 153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확정기여(DC·근로자가 운용)형이 67조2000억원, 개인형퇴직연금(IRP)이 34조4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수익률은 근로자가 알아서 굴리는 DC형(3.47%)과 IRP(3.84%)가 DB형(1.91%)보다 높았다.
IRP는 연말정산 세제 혜택으로 입소문을 탄 데 힘입어 지난해 적립금이 35.5%(9조원) 급증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