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 갈까봐 아킬레스건 끊은 듯"…인천 개 농장서 학대 정황

입력 2021-04-02 19:15
수정 2021-04-02 19:28

인천 개 농장에서 구조된 수십 마리의 개 중 일부에게서 끔찍한 학대 정황이 추가로 발견됐다.

동물보호단체는 80대 농장주를 추가 고발하고, 직무유기 혐의로 이재현 서구청장과 동물관리팀 공무원들을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일 동물보호단체 '동행세상'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인천시 서구 백석동 한 야산에서 구조된 개 30여 마리 중 일부 개체의 뒷다리 아킬레스건이 파열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된 개들이 서울·인천 등 수도권 지역 동물병원 4~5곳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병원 측으로부터 최소 4마리 이상의 개가 아킬레스건 부위를 다쳤다는 진단 내용을 들었다는 설명이다.

동행세상은 개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아킬레스건을 끊어둔 것으로 보고, 추가 학대 혐의를 파악하는 대로 농장주를 경찰에 추가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또 개 농장이 장기간 운영되는 동안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로 이재현 서구청장과 경제에너지과 동물관리팀 공무원들을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앞서 동행세상은 지난달 31일 학대 의혹이 제기된 개 농장을 찾았다. 당시 현장 곳곳에는 병들거나 다친 개 수십 마리가 남아있었고, 5~6구의 사체도 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훼손된 사체와 토치 등이 발견돼 허가 없이 개를 도축한 정황도 드러났다. 또 암컷들은 새끼만 낳도록 줄에 묶여 있었고, 다리 한 쪽이 없거나 피부가 괴사한 개들도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인천 서부경찰서는 야산에서 개 30여마리를 키우면서 제대로 돌보지 않고 학대하거나 불법 도축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농장주 80대 여성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