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업종이다. 롯데호텔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4976억원(이하 연결 기준)에 달했다. 호텔신라도 작년 185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탓이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 수는 전년 대비 약 86%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요즘 호텔업은 위기를 기회 삼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가 되려 약(藥)이 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내국인들을 위해 호텔 문턱을 대폭 낮추고, 전에 없던 고급형 서비스들을 내놓고 있다. 과거 공급자 위주의 서비스에서 수요자를 위한 서비스로 전환하고 있다는 얘기다.
호텔신라의 프리미엄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가 2일 선보인 ‘라운지 1705(Lounge 1705)’가 대표적이다. 조금 더 '프라이빗'한 숙박과 휴식을 위해 일반 객실과 차별화해 새롭게 꾸민 공간이다. 신라스테이 서대문 온돌 객실을 ‘나만의 서재’ 느낌으로 연출했다. 이용객들로 붐비는 호텔 라운지와 달리, 하루에 한 팀만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라운지 1705’ 내에는 영화, 독서, 드라마 등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즐길 거리가 준비돼 있다.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나 드라마를 마음껏 볼 수 있는 OTT 연동 기기(셋톱박스)와 함께 큰 화면에서 실감나게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미니 빔 프로젝터도 구비했다. 맥주, 음료, 스낵 등으로 구성된 무료 미니바도 제공된다. 종이책과 전자책 리더기 및 교보문고에서 큐레이팅 한 여행 관련 도서 30권이 비치돼 있어 마음껏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라운지 1705’를 이용하려면 패키지 상품을 구매하면 된다. 평일엔 7만9300원부터고, 주말엔 13만원 가량이다. 체크인 당일에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는 △객실(1박), △라운지 5시간 이용권(오후 5시~10시)17:00~22:00), △무료 미니바 이용으로 구성돼 있다. 체크인 다음날 이용 가능한 패키지는 라운지 이용 시간이 오전 10시~오후 2시까지다. 오후 2시까지 '레이트 체크아웃'이 가능한 셈이다. 6월 30일까지 신라스테이 서대문에서 이용할 수 있다.
평일 기준 6만8900원부터 판매 중인 '방구석 서재' 패키지도 있다. 안락한 객실에서 독서를 하며 힐링 타임을 즐길 수 있는 상품이다. 패키지 이용 고객에게는 약 5만5000 종 이상의 책을 권수 제한 없이 읽을 수 있는 무제한 이용권이 전자책 리더기와 함께 제공된다. 이용권은 6개월간 사용 가능하다. 여기에 레이트 체크아웃 오후 1시(토요일 체크아웃 제외), △조식 TO GO 도시락(1인용), △COVA 커피(1잔, 테이크 아웃), △힐링 도서 (1권, 선착순 제공) 등이 포함된다. 5월 31일까지 신라스테이 서대문에서 이용할 수 있다.
특급호텔들의 아이디어 상품들은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얼마 전 롯데호텔이 출시한 '제주호텔에서 한 달 살기' 패키지는 출시되지마자 예약팀 전화에 불이 났을 정도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내국인 고객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상품 개발을 통한 매출 활성화와 더불어 올해부터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 형성이 이뤄진다”며 “보복성 소비에 대한 폭발적인 관광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