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정한 3기 신도시 후보지를 비롯해 경기와 부산 택지개발지구에 미성년자 53명이 땅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신도시로 지정되기 1년 전부터 미성년자로 명의가 변경된 사례도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이 부산시와 경기도에서 입수한 '3기 신도시 내 미성년자 토지 보유현황'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 남양주, 하남, 시흥, 부천, 안산 등에 땅을 보유한 미성년자는 16명에 달했다. 이중 상속 2명과 매매 2명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은 증여를 받았는데, 대부분은 신도시 지정 발표 직전 명의가 변경됐다.
가장 많은 토지를 소유한 미성년자는 중학생 A 양(14)으로 2018년 남양주 왕숙 지구 내 1만2000㎡(약 3600평) 크기의 임야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지는 A양은 증여받은 다음 약 8개월 뒤 신도시 개발지로 지정됐다.
지난해 5월에는 4명이 경기도 시흥 괴림동 일대 필지를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괴림동 일대는 지난 2월 신도시 후보지로 지정됐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논란이 빚어진 곳이기도 하다.
지난 2월 신도시 후보지로 선정된 부산 대저에서도 미성년자 37명이 3423.2㎡의 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에는 생후 84개월된 아기와 8살 언니가 360㎡ 규모의 땅을 취득했다.
정 의원은 "정부가 신도시를 포함한 인근 지역까지 투기 의혹에 대한 조사 범위를 넓히고, 이 과정에서 내부 정보를 활용한 부의 대물림이 있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