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식물과 야생초목, 노 가든·사사막에 물어봐~

입력 2021-04-01 17:18
수정 2021-04-02 02:42

모든 것들로부터 거리를 둬야 하는 시대. 식물은 삶을 치유하는 필수 요소가 됐다. 실내 가드닝과 플랜테리어(planterior·식물을 뜻하는 plant와 실내장식 interior의 조합)로 만드는 ‘집 안의 작은 정글’은 요즘 국내외에서 가장 주목받는 공간 디자인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드닝과 식물 기르기는 ‘할머니의 취미 생활’에서 2030 현대인들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떠올랐다.

세계 최대 플랜테리어 커뮤니티 ‘어반정글 블로거스’는 지난해 100만 인스타그램 팔로어에게 ‘식물과 함께 집 안에 머무세요’ 챌린지를 벌였다.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실내 가드닝을 택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식물을 통해 삶을 행복하게 만들려면 식물에 이름을 붙여 부르라고 권한다.

나만의 희귀 식물을 직접 고르고 주거 환경에 맞게 식물을 추천받는 서비스도 많아졌다. 농장에서 직접 키운 호주와 뉴질랜드 식물을 판매하는 ‘노 가든’은 삼각아카시아, 아카시아 아필라, 틸로투스 등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희귀 식물을 파종해 분양한다. 식물과 잘 어울리는 화분도 직접 디자인해 함께 판매한다. 한참 기다려야 받을 수 있을 만큼 인기다.

가드닝 스튜디오 ‘사사막’은 단풍나무, 동백나무 등 산에서 볼 수 있는 야생초목을 전문으로 다룬다. 이승엽 사사막 대표는 “야생초목은 여백의 미, 선의 아름다움으로 동양적인 느낌을 준다”며 “일반 실내 식물보다 절제와 단순함의 매력이 있다”고 했다. 미술 전공자인 이 대표는 그림을 그리기 전 구도를 잡듯 흙을 담는 과정부터 나무의 수형을 상상하고 조각하는 과정까지 가르친다. 죽은 나뭇가지조차 멋진 소품이 될 수 있다. 그는 “야생초목은 수형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영양분을 최소화한 적옥토를 사용한다”며 “틈을 만들고 나무를 바라보는 모든 과정에서 이유를 찾고 생각을 정리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식물을 위한 작업실 ‘심다’를 운영하는 이주연 대표는 서울 양재화훼단지 한쪽에 식물 편집숍을 만들었다. 공간, 사람, 식물 등에 관한 10개의 사전 질문지를 던진 뒤 이에 대한 답을 받아 실내 식물 50종, 실외 식물 60~70종의 범위 안에서 어울리는 식물과 화분을 추천한다.

김보라/최다은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