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도심의 주택단지 건설 현장을 다시 시찰했다. 북한이 올해 세 차례나 미사일 도발에 나서며 국제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민생 행보를 과시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보통강 강안 다락식(계단식) 주택구건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들과 공사장 현지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시찰은 전날 이뤄졌을 전망이다. 김정은이 현지 시찰에 나선 것은 지난달 25일 평양 1만호 주택단지 착공식에 참석한 이후 6일 만이다.
김정은은 “인민들에게 발전된 생활환경과 조건을 제공해주려는 당 중앙의 구상과 의도가 비껴있는 대상 건설”이라며 “인민 생활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절실한 문제의 하나인 주택건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평양시 5만 세대 건설과 함께 지방건설에서도 변혁적인 실천을 이룩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건설되는 주택 단지는 김일성 주석이 살던 관저가 있던 자리다. 김일성은 1970년대 현재의 금수산태양궁전으로 옮기기 전까지 이 곳에서 거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에서 손꼽히는 명당으로 알려져있다. 김정은은 앞서 “(새로 건설하는 주택을) 각 부문의 노력헌신자·공로자들과 과학자, 교육자, 문필가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선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이 일주일도 안 돼 현장 시찰에 나선 것은 자신이 직접 주민들의 삶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김정은의 공개활동은 총 35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배 이상 늘어났다. 통일부 당국자는 “올해 8차 당대회와 당 전원회의 등 주요 회의체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공개활동의 80% 주로 정치분야”라며 “인민생활 향상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민생행보를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