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배터리 특허권 침해 사건에 대한 예비결정에서 ITC가 이번엔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로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상장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미국 ITC는 1일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등 특허침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이 관련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19년 9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리막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특허 4건을 침해했다며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지난 2월 LG측의 승리로 최종 결론 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파생한 사건이다. ITC는 세부적으로 분리막 코팅과 관련한 SRS 517 특허 건에 대해 특허의 유효성은 인정했지만 SK가 특허를 침해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나머지 3건에 대해서는 특허에 대한 유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SKIET의 상장 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SKIET는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는데 특허 소송 등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심사가 늦어지고 있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0일 '상장 적격' 판정을 내렸고 SKIET는 지난 31일 이사회를 열어 신주 855만6000주를 발행키로 했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도 이사회를 통해 회사가 보유한 SKIET 지분 90% 중 22.7%에 해당하는 1283만4000주를 구주 매출로 내놓기로 했다.
이로써 SKIET 공모주식수는 총 2139만주가 된다. 전체 발행주식의 30%에 해당한다. SKIET 1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7만8000원부터 10만5000원이다. 이 기준으로 기업가치는 최대 7조5000억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과 SKIET는 이번 공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최대 약 2조3000억원의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공모를 통해 모집된 자금을 배터리 및 분리막 등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 판결이 양 사가 벌이고있는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한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ITC는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의 핵심인력을 빼가는 방식으로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인정하고, 이에 대한 구제명령으로 SK 배터리와 부품을 10년간 미국으로 수입하거나 판매할 수 없게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따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통상교섭본부장 출신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을 미국에 급파해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위해 설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불발될 경우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할 예정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