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펀드 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와중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로는 돈이 몰리고 있다.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ESG 투자에 접근하라는 조언이 많다.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 한 해 6조원, 올해 들어서만 1조2000억원이 줄어들었다. 지난 2월에도 2562억원이 순유출됐다. 11개월 연속으로 돈이 빠져나간 것. ‘동학개미운동’으로 직접 투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ESG 펀드에는 돈이 들어오고 있다. 주식형 ESG 펀드는 올해 4300억원이 순유입됐다. ESG 명칭이 붙은 펀드에 더해 녹색성장, 뉴딜 펀드까지 포함하면 올해 설정액은 8000억원 늘어났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ESG 펀드의 설정액 증가세가 독보적”이라며 “한국판 뉴딜정책이 시행되고, 기업들도 ESG 관련 투자를 늘리기 때문에 ESG 펀드에는 계속해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국내에서 ESG 요소를 고려해 투자할 때는 액티브 펀드를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아직 ESG 정보 공개가 제도화돼있지 않아 개인이 직접 기업들의 ESG 성과를 평가하고 종목을 고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상호 연구원은 “액티브 펀드를 활용하면 기업별 ESG 환경 변화를 빠르게 포트폴리오에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ESG ETF가 ‘모 아니면 도’이기 때문에 ETF보다는 펀드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ESG ETF는 극단적인 투자 유형 두 가지로 나뉜다”며 “시장 복제 비율이 낮은 ETF와 시장을 따라가지만 초대형주 편입 비율이 높은 ETF로 갈린다”고 설명했다.
국내 ESG 펀드 중 마이다스책임투자 펀드는 순자산이 5153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을 운용한다. 이 밖에 신한아름다운SRI그린뉴딜, 한화코리아레전드ESG 등이 주식 투자 비중이 높으면서 ESG 요소를 평가하는 펀드다.
해외에서는 ETF 선택지가 더 넓다. 미국에 상장된 주식형 ESG ETF만 100개가 넘는다. ‘iShares ESG Aware MSCI EM ETF’(ESGE)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요소에서 종합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신흥시장 주식에 투자한다. 중국 주식이 36.6%로 가장 비중이 높고 대만(14.9%), 한국(13.0%)이 뒤를 잇는다. TSMC, 텐센트, 알리바바, 삼성전자, 메이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