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이 미국 사명을 ‘볼츠바겐’(Voltswagen)으로 바꾼다는 계획은 만우절 농담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이 사명에 전압 단위인 볼트를 넣을 정도로 전기차 라인업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30일(현지시간) 독일 증시가 뛰었으나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사명을 볼츠바겐으로 바꾼다는 기사는 모두 사실 무근이며 단순한 만우절 장난이었다”고 공개했다.
이번 해프닝은 폭스바겐이 전날 자사 웹사이트에 잠깐 올렸다가 내린 ‘사명 변경 보도자료’가 시발점이었다. 이 회사는 대표이사 명의 보도자료에서 “오는 5월부터 폭스바겐의 북미 브랜드를 볼츠바겐으로 변경하며, 이는 미래 모빌리티 투자에 대한 회사 의지를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또 “31일 이와 관련한 마케팅 전략을 설명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독일 언론뿐만 아니라 WSJ 등 유력 매체들이 잇따라 관련 뉴스를 보도하자 뒤늦게 “만우절 장난 형식으로 전기차(ID.4) 광고 효과를 노린 마케팅이었다”고 슬그머니 해명했다. 볼츠바겐으로의 사명 변경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의 이번 ‘만우절 마케팅’이 역효과를 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CNBC는 “폭스바겐 관계자가 수차례 공식 확인을 요청했던 여러 기자들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폭스바겐의 문제는 모든 관계자들을 혼란에 빠뜨렸으며 주가를 실제 움직였는 것”이라며 “스콧 키오 북미법인 최고경영자(CEO) 등 누구도 해명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뉴욕 OTC(일종의 장외거래) 시장에서 폭스바겐 주가는 전날 대비 8.95% 급등한 주당 37.75달러로 마감했다.
독일 증시의 반응도 뜨거웠다. 프랑크푸르트 DAX30 지수는 전날보다 1.3% 올라 사상 최고치인 15,008.61로 장을 마쳤다. 이 지수가 15,000 포인트를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폭스바겐의 사명 변경 계획이 전체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