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에 안일환 기획재정부 제2차관(60)을 내정했다. 기재부 제1차관에는 이억원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54)을, 제2차관에 안도걸 기재부 예산실장(56)을 각각 발탁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의 차관급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전날 전셋값 인상 논란으로 경질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후임에 이호승 경제수석이 임명된 데 따른 후속 인사다. 경제라인을 신속하게 재정비해 부동산 투기 사태 등으로 어수선해진 관가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의도가 담긴 인사로도 볼 수 있다.
강민석 대변인은 이날 "대내외 엄중한 경제상황에서 경제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새 도약을 위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이뤄졌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안일환 신임 경제수석은 서울대 무역학과와 행시(32회) 출신으로, 기재부 대변인·예산총괄심의관·사회예산심의관·예산실장을 거쳐 지난해 5월부터 기재부 2차관으로 활동해 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안일환 수석은 국가경제 전반에 대한 기획 및 조정 역량이 뛰어나 핵심 경제정책 과제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억원 신임 기재부 1차관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행시(35회) 출신으로, 기재부 경제구조개혁국장·경제정책국장 등을 지냈고 작년 5월부터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맡았다.
안도걸 신임 기재부 2차관은 서울대 경영학과와 행시(33회) 출신으로, 기재부 경제예산심의관·예산총괄심의관에 이어 예산실장을 지냈다.
청와대 측은 "이 1차관은 탁월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국판 뉴딜, 혁신성장 정책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안일환 2차관 역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재정운용으로 서민경제의 활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김상조 정책실장 교체를 시작으로 청와대 및 기재부 등 '경제팀'의 연쇄적인 인사가 이뤄졌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을 정책실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기재부 1·2차관이 동시에 교체되면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교체도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 인사권에 관한 사항이기에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고 함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빠르고 강하게 회복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 추세를 더욱 살려 경기 회복의 시간표를 최대한 앞당기는 한편, 코로나 불평등을 최소화하는 포용적 회복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히 공석인 자리(청와대 경제수석)를 재정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신임 국사편찬위원장에 김인걸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69)를 내정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